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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를 위한 ‘시대 모티프’ 전시 4

각자의 시간을 다룬 이 전시들을 찬찬히 둘러보면, 어제와 내일은 결국 모두의 오늘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프로필 by ESQUIRE 2020.11.14

일민미술관 <황금광시대 : 1920 기억극장 전시>

<황금광시대>의 전시 포스터, 일민미술관.작가 조선희의 작품 <세 여자>, 일민미술관.VR 영상 애니메이션 작가 권하윤의 <구보, 경성 방랑>, 일민미술관.안무가 이양희의 작품 <클럽 그로칼랭>, 일민미술관.
현대에 종이 매체가 갖는 역할은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취향, 또 다른 이에게는 불필요한 옛것에 불과할 테지만, 1920년대에는 신문과 잡지가 곧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었다. 일민미술관의 프로젝트형 전시 <황금광시대>는 바로 이 거울 속 세계로 들어가 잊혀진 사건들의 흐릿한 잔상을 다시금 조명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뮌, 안무가 이양희, VR 영상 애니메이션 작가 권하윤 등 다양한 분야의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오래전 잡지에 실린 인터뷰 기사나 당시 풍경을 갖가지 형태의 작품들로 구현했다.  
날짜 10월 8일 ~ 12월 27일 장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석파정서울미술관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전시 포스터, 석파정서울미술관.도시’를 주제로 현대의 단면을 그린 전시장 내 미디어 아트, 석파정서울미술관.조형물 등의 여러 예술작품, 석파정서울미술관
그리움의 감정은 대개 과거를 향한다. 하지만 화려한 네온사인과 전광판, 늘 열려있는 편의점, 꽉 막힌 도로 같은 도시 생활이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그리움이란 비교적 요즘에 가까운 이야기다. 석파정서울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밀레니얼 세대의 고향, 젊은이들이 빚어낸 ‘도시 감수성’ 현상을 다루며 앞으로 인류가 맞이할 새 시대에 대해 예측해보게끔 한다.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도시 속 건물을 묘사한 안지예 작가의 그림, 낡은 구식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위로의 문장 등 이곳의 현재는 여러 시대가 혼재한 형태를 이룬다.
날짜 9월 16일 ~ 12월 31일 장소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석파정서울미술관
 

서울생활사박물관 상설전시

1970년대 교복과 교련복, 서울생활사박물관.옛 문구점을 재현한 전시공간, 서울생활사박물관.
아무래도 스스로에게 ‘라떼충’, ‘꼰대’의 면모가 있는 것 같다면, 서울생활사박물관만큼 반가운 곳도 없을 것이다. 삐삐부터 시티폰, 거대한 크기의 활명수 유리병과 종이로 만든 인형 옷 입히기 등 각종 추억 속 물건들을 한데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상설전시가 열리는 중이기 때문. 서울생활사박물관 1층 ‘서울풍경’과 2층 ‘서울살이’, 3층 ‘서울의 꿈’ 전시장에는 각각 그 시절 서울시민들의 애환을 느끼게 하는 여러 일상적 장면들이 펼쳐져 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1978, 우리 가족의 라디오>를 비롯해 1950~1980년대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을 주제로 12월 초 개최 예정인 <세대 공감 - 최달용의 서울살이> 등 흥미로운 기획 전시도 진행한다.
날짜 상시운영,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노원구 동일로174길 27 서울생활사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현실 이상>

<현실 이상> 전시 포스터, 백남준아트센터.웨슬리 고틀리의 설치작품 <기계 신들의 목소리>, 백남준아트센터. 차오 페이의 영상작품 <아시아 원>, 백남준아트센터. 박혜수의 설치작품 <퍼펙트 7>, 백남준아트센터.
어릴 적에는 2020년이면 자동차가 하늘 위를 날아다니고,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금세 집안이 깨끗해질 줄로만 알았다. 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이제 얼추 비슷한 일이야 가능하지만,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질병 위기를겪고 난뒤 사람들이 떠올리는 미래 모습은 꽤 크게 달라졌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현실 이상>이 시사하는 미래사회의 낯선 존재, 실제 현실로 다가올 ‘이상한’ 변화들은 전시장 안 익숙한 듯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일상의 장면 속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박혜수와 웨슬리 고틀리, 차오 페이 등 총 10팀의 아티스트가 선보인 영상 및 설치, 조각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은 현대와 미래, 현실과 이상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깊이 탐구한다.
날짜 9월 24일 ~ 1월 31일 장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백남준아트센터
 
 
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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