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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전에 빌리세요" 패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겟트'의 박지현 대표 인터뷰

패션 라이프스타일 ‘rent or buy’ 플랫폼 ‘겟트’(GETTT)를 론칭한 박지현 대표를 만났다.

BYESQUIRE2021.01.14
 
 

“사기 전에 빌리세요”

 
박지현 대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 이 스튜디오 한 편에 박 대표의 데스크가 있다.

박지현 대표가 작업하는 스튜디오. 이 스튜디오 한 편에 박 대표의 데스크가 있다.

 
원래 이렇게 스튜디오 한쪽에 대표 자리가 있나요?
자리는 맞아요. 다만 사진 찍는다니까 조금 더 예쁘게 세팅을 해둔 건 있죠. 여기가 벽에 책상만 있어서요.
화이트 월이 보이는 곳에 자리가 있는 이유는 비주얼을 만드는 과정에 모두 관여하겠다는 거죠?
관여뿐이 아니죠. 모든 것을 다 같이 해요. 제가 직접 스타일리스트처럼 모델에게 옷을 입히기도 하고요. 패션 에디터들이 하는 일과 비슷해요.
브랜드에서 찍어둔 이미지를 쓸 수도 있잖아요?
이미지도 저희 아이덴티티의 한 축이니까요. 아직 론칭하고 한 달이 안 돼서 그게 드러나진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쌓이면 아카이브처럼 되겠죠. 일종의 이커머스 매거진처럼 포지셔닝 되길 바라죠.
미스터포터와 비슷한 형태를 지향하는군요.
근데 미스터포터보다 좀 더 본격적인 이커머스긴 해요. 마치 매거진처럼 협력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거든요. 얼마 전엔 ‘GIMMETHEYOUNG’이라는 자매 디자이너들을 찍고 인터뷰했어요. 같은 페이지에는 이분들의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설정해뒀고요.
월간 ‘겟트’군요?
비슷하죠. 콘텐츠가 월간으로 바뀌는 것도 있고, 주간으로 바뀌는 것도 있고 격주로 바뀌는 것도 있긴 하지만요.
하지만 겟트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화한 취향보다는 역시 렌털이겠죠?
그 둘이 연관이 있어요. ‘렌트 오어 바이’이기 때문에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콘텐츠화하는 데 힘을 쓰는 거거든요. 저희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건 렌털 플랫폼이 아니라 렌털이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이커머스거든요. ‘고객이 좋은 취향의 제품을 빌려보고 체험한 후 확신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게 돕는 중개인 역할’이 저희가 지향하는 바예요. (초고가의) 럭셔리가 아니면 사실 렌털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아요. 럭셔리 렌털 플랫폼은 이미 있고요.
겟트의 제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렌트되고 회수되는지를 설명해주세요.
렌털이 소비자에게 불편함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게 저희의 목표였어요. 빌리면 알아서 가져다주고, 기간 종료 중간에 여러 번 알림을 보내고, 종료 시점이 되면 자동으로 택배에 회수가 접수되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고객은 문 앞에 놓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럼 운송을 통해 창고로 가져가서 런드리고라는 세탁업체에서 드라이클리닝을 한 후 검수하고 재입고해요. 해당 제품을 렌트한 사람이 혹시 구매로 전환해 재고가 하나 빠지면, 또 새로운 재고가 곧바로 입고되는 프로세스 전 과정이 안정적으로 흘러가도록 시스템화했어요.
모든 제품을 하나의 창고에 보관하나요?
계약 형태가 조금 달라요. 저희에게 다 의뢰하는 브랜드도 있고 브랜드에서 직접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곳도 있죠. 다만 저희에게 위탁하는 브랜드가 늘고는 있어요. 이 시스템을 만드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키친웨어나 가구 등이 있는 게 인상 깊었어요. 접시 세트를 빌리고 싶을 때가 가끔 있거든요.
그렇죠.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묶어서 소개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블루’라는 컬러를 주제로 잡고 블루 컬러의 코트, 블루 컬러의 스툴, 블루 계열의 가방, 푸른빛이 도는 플레이트 세트를 소개하는 거죠.
아주 고가의 럭셔리 제품을 렌트하는 건 아니지만, 럭셔리 제품의 소비자군이 흥미로워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맞아요. 저희가 노리는 바 중에서도 그런 게 있어요. 일상에선 노멀한 옷을 주로 입지만 가끔은 네온 컬러의 도발적인 아우터를 걸쳐보고 싶기도 하잖아요. 그렇지만 사지 않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렌트해서 내가 가진 옷들과 매치되는지,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옷인지 입어보는 거죠. 커틀러리나 플레이트 종류도 마찬가지예요. 일상의 식기가 아닌 화려하고 예쁜 식기를 써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반응은 어때요?
좋아요. 일단 유입이 예상보다 굉장히 많아요. 렌털도 주문이 계속 발생하고 있긴 한데, 저희 예상대로 구매가 렌털보다 더 많아요. 코로나19의 여파인지 리빙 쪽 반응이 좋다는 점이 특징이죠.
겟트와 공급업자 간의 렌털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겟트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렌털 제품을 소개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렌털 플랫폼은 사입 형태로 렌털 제품들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사입을 하다 보면, 사입 비용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최신 제품들을 중심으로 렌털 제품을 제공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겟트는 최대한 중개 플랫폼으로서 최신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렌털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렌털했던 상품을 중고로 살 수는 없나요?
지금도 렌트한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차후에는 렌털하지 않은 고객도 할인된 금액으로 렌털 제품을 중고로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까지 생각 중이에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럼 세컨드핸드 판매업도 겸하는 거네요. 그 서비스가 아주 인기겠는데요?
겟트는 렌털 제품을 트래킹하도록 시스템화되어 있어요. 중고로 구매 시 믿을 수 있는 제품의 가격을 제공하려고 했거든요. 요즘 고객들은 중고 제품이라도 믿을 수 있고, 상태가 좋으면 합리적인 가격의 구매라는 혜택으로 생각하세요. 그래서 겟트는 취향을 체험해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 취향을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도 있도록 하고 싶어요.
결국 다 하네요. ‘겟트’는 렌털 겸 판매 겸 사용자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중고 숍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 플랫폼에는 주문 유형이 엄청 많아요. 렌털도 있고, 신품 구매도 있고, 구독도 있고, 이제는 중고품 구매까지 생기는 거죠.
앞으로 확장을 생각하는 영역이 있나요?
골프예요. 골프웨어와 골프 장비 쪽으로 확장을 생각 중이에요. 사실 저희 메인 타깃이 30대거든요. 30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스포츠 특히 골프 쪽으로 확산할 거라고 봐요. 그런데 골프는 초기 비용이 꽤 들거든요. 장비며 골프웨어 등이 고가품이니까요. 30대가 라운딩 한 번 하는 데 장비와 옷을 다 사기는 힘들거든요. 책 대여도 고려하고 있어요. 저희가 리서치를 해보니 도서 같은 경우에도 렌털에 대한 니즈가 높았어요. 예를 들면 북 큐레이터가 한 달에 5권 정도의 책을 추천해 렌트하는 거죠. 구독과 렌트를 합한 형태죠.
그 서비스도 말 되네요. 도서관에 모든 신간이 다 들어오는 건 아니거든요. 원래는 제일기획에서 다른 영역을 담당하는 부장급 팀장이었잖아요?
맞아요. 제일기획이 이커머스를 신사업 분야로 삼고 여러 가지로 시도해보고 싶어 했어요. 저 또한 개인적으로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고, 최근에는 미디어 커머스라고 해서 이커머스 자체가 브랜드들의 미디어가 되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경험과 커리어가 제일기획의 이커머스 신사업을 전개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다 이 사업을 구상했는지 궁금해요.
사실 처음 제일기획에서 렌털 시장을 분석할 때는 B2B를 기반으로 시작했어요. 제일기획이 일 년에 1000편 정도 콘텐츠를 제작하거든요. 광고랑 디지털 콘텐츠 등. 근데 소품이나 의상의 70% 정도가 렌털이에요. 알음알음 아트 디렉터나 스타일리스트가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소품 숍을 돌아다니거나 직접 브랜드에 연락을 하죠.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고 또 비용도 불투명해요. 제일기획에서 영화, 콘텐츠, 일인미디어, MCN B2B 렌털 시장을 분석해보니까 거의 1조더라고요. 이걸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고 했던 거죠. 지금 겟트의 사업 역시 그런 B2B 렌털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그런데 이 콘텐츠 제작 렌털 사업을 생각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콘텐츠에 등장하는 제품들은 다들 최신이거나 에지(edge)가 살아 있는 것들일 텐데, 일반 소비자 역시 사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렇게 B2C로 눈길을 돌렸어요.
제일기획과는 사업 분야가 완전히 다른데, 맨땅에 헤딩을 참 성공적으로 했다고 보여요.
사실 브랜드 섭외가 제일 어려웠어요. 론칭하기 전에 한 200개의 브랜드는 만나본 것 같아요. ‘겟트’라는 플랫폼이 워낙 새로운 개념이라 문서나 전화로는 설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만나고 다녀서 겨우 론칭할 때 80개 브랜드 정도가 입점을 결정해줬어요. 정말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성공적이었죠. 오늘 인터뷰에 응한 것도 사실 〈에스콰이어〉를 보고 국내 브랜드들이 겟트를 찾아주길 바라서예요. 연락 주세요! 회사 인스타그램(@gettt_official), 제 개인 계정(@mathilda_project)으로 디엠도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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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김성룡
  • HAIR & MAKEUP 이소연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