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리정 "힘들면 샤워하면서 울고 그러는 거죠 뭐"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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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리정 "힘들면 샤워하면서 울고 그러는 거죠 뭐"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우리가 바칠 것은 존경뿐.

박세회 BY 박세회 2021.10.22
 

LEEJUNG 

 
리정의 단단한 자존감과 ‘YGX’ 팀원을 향한 무한한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죠. 어리지만 그런 확신을 쌓으려고 수년간 아주 많이 노력했어요.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리더로서 본인에게 굉장히 엄격해 보여요.
좋은 리더는 완벽해야 하고 특히 팀원들과 마음의 합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곳으로 가고 있는 단계가 아닐까 싶어요. 팀에 어떤 주제를 들고 갈 때는 팀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해서 가요. 의견이 갈리는 일이 별로 없죠. 제가 똑똑하고 좋은 리더여서가 아니라 고맙게도 팀원들이 저를 믿어주기 때문이에요. 사실 우리 팀은 5명이 전부 리더예요.
 
코트, 드레스 모두 루이 비통.

코트, 드레스 모두 루이 비통.

뚜렷한 재능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약점이자 강점이죠. ‘어린데 잘하네’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부족한 면이 보이면 또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들 말하죠. 그래도 강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열일곱 살부터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춤출 때만큼은 어린 티가 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늘 다짐했어요.
안무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뭔가요?
진심. 그리고 그 음악에 내 마음이 얼마나 동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내 마음이 동해야 남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리정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투명한 음악이요. 전 춤출 때 ‘척’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즐기고 있는 척, 뭐 하는 척은 안 하려고 하는데 음악도 들어보면 ‘와, 이 사람은 진심이다’라는 게 느껴지는 아티스트가 있어요. 그런 이들의 음악을 좋아해요. 나도 내 자신이 곧 춤인 것처럼 자기 자신을 곧 음악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의 작업이 좋아요.
리정의 춤에만 있는 건 뭔가요? 
리정이.
리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춤 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에요. 저는 춤출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고, 제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죠.
가장 자유로운 순간은?
샤워하면서 춤출 때요. 외형적인 꾸밈없이 오로지 내 안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거울로 확인할 때 자유로워요. 아주 개인적인 순간이죠.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 있나요?
열심히 하지 않는 것,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열심히 한 척하는 것,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런 사람인 척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어요. 언젠가는 다 들키거든요. 스스로에게도 할 짓이 못 되죠.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니까요.
 
스웨트셔츠, 팬츠, 니삭스 모두 돌체앤가바나. 슈즈 루이 비통.

스웨트셔츠, 팬츠, 니삭스 모두 돌체앤가바나. 슈즈 루이 비통.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요?
엄마. 지금 제가 가진 정신 건강과 가치관을 비롯한 모든 것을 엄마가 만들어주셨어요. 엄마는 저를 유학 보내기 위해서 어떠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셨어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전부 엄마의 영향이에요. 엄마 같은 여성이 되고 싶어요.
최근 SNS에서 받은 질문 중 공식적으로 대답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스우파〉로 인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고 싶어요. 우승을 원하지만 그게 첫 번째 목표는 아녜요. 제가 정말로 전달하고자 하는 건 춤이 이만큼 매력적인 예술이라는 점이거든요. 그걸 알리기 위해 50여 명의 댄서가 방송에 출연한 것일 뿐이에요. 방송 바깥에 500명, 5000명, 5만 명의 멋진 댄서들이 있어요. 사명감을 갖고 방송에 임하고 있는 이유죠. 우리가 얼마나 진심이고 춤추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알아주셨으면 해요.
가장 이상적인 하루를 그려본다면요?
스스로한테 요만큼도 미안하지 않았다면, 그게 제일 이상적인 하루죠.
매일 미안한 마음이 조금씩 든다는 얘기로 들려요.
스스로에게 미안할 때가 많아요. 나를 많이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편인데 바빠서 밥을 못 챙겨 먹었다면 나에게 너무 미안한 거죠. 너무 힘들어서 사람들 앞에서 예쁘게 행동하지 못했다면, 날 그 정도로 힘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또 미안해요. 채찍질이 될 수도 있죠. 춤을 추는데 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다른 의미로 미안해요. ‘연습을 해줬어야지. 안 해서 그런 거니까 네 잘못이지.’ 이런 식으로 자신을 객관화해서 상대하면 다양한 접근이 가능해요.
 
리정이 왜 지금 이 위치에 있는지 알 것 같네요. 힘들 것도 같은데, 어떻게 푸나요?
스스로와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해요. 내 마음을 풀기 위해서 누구에게 의지하지는 않아요. 남에게 털어놓아서 푸는 건 일시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그걸 온전히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죠. 힘들면 샤워하면서 울고 그러는 거지, 뭐.
택시 타고 가면서 울고.
그렇죠. 온전히 스스로 이겨내고 스스로 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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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
    CONTRIBUTING EDITOR 이경은
    INTERVIEWER 김소영
    PHOTOGRAPHER 김신애
    HAIR 이에녹(모니카/ 리헤이/ 노제)
    HAIR 김건우(리정/ 허니제이)
    HAIR 이선영(가비/ 효진초이/ 아이키)
    MAKEUP 황희정(모니카/ 리헤이/ 노제/ 아이키/ 효진초이/ 리정)
    MAKEUP 김부성(가비/ 허니제이)
    ASSISTANT 송채연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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