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굳게 믿고, 팀원들을 설득해서 결과로 증명하는 일은 매번 어려워 보여요. 지금까지 허니제이가 알게 된 리더의 조건은 뭘까요?
방송을 통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보게 되었어요. ‘어쨌든 뚝심은 있어야 하는구나, 흔들릴 수는 있어도 꺾이면 안 되는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죠. 타협할 수 있는 건 타협하면서 방법을 찾아나가는 게 좋은 리더일까, 그게 맞는 걸까?라고 생각은 하는데, 너무 어렵죠. 중학생 때부터 늘 리더였어요. 어릴 때는 내가 무조건 맞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있었어요. 하는 게 다 잘됐으니까 고집도 셌죠. ‘퍼플로우’가 깨지면서 모든 걸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잘되던 팀이었고 7년 동안 나의 전부였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지니까 리더로서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죠. 일 때문에 급하게 만든 팀이 ‘홀리뱅’이에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데, 어느 순간 이도 저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지금도 혼란기를 겪고 있죠. 그 와중에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고, 다른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중이에요.
허니제이의 안무에는 언제나 페미닌하고 고급스러운 섹시함이 묻어 있어요.
의도적으로 그렇게 움직여요. 어릴 때부터 섹시한 무드를 좋아했는데 그게 가벼워 보이는 건 싫었어요. (그런 춤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고, 야하다고들 말하죠. 그런데 저는 섹시함이 여자들이 표현할 수 있는, 남자와는 다른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늘 섹시함을 중심에 두되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 ‘고급 섹시’를 추구해요.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멋있다는 느낌이 들면 좋겠어요.
안무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요?
전체적인 이미지와 함께 기승전결을 나눌 구간을 먼저 설정해요. 각 구간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그걸 동작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죠. 똑같은 인원, 똑같은 무빙이라도 그걸 모여서 하느냐, 퍼져서 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임팩트나 에너지가 달라지니까요.
시어링 재킷, 톱, 팬츠 모두 펜디. 슈즈 오프화이트.
리듬 앤 블루스요. 그냥 들으면 별 흥미 없는 노래인데 멋있는 무대에 쓰이는 걸 보고 그 노래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조이 엔리케즈의 ‘Tell me how to feel’이라는 곡이 그래요. 선배들이 했던 좋은 퍼포먼스에 배경음악으로 쓰여서 많은 후배 댄서들이 좋아하는 노래죠. 홀리뱅이 메가 미션에 쓴 삼파 더 그레이트의 ‘Energy’라는 곡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게 된 것도 같은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새 기분이 좋아요.
사실 별 취미가 없어요. 술은 안 마시고, 외로움이 많은 편이라 유일한 탈출구가 연애였는데 그것도 안 한 지 꽤 됐죠. 요즘엔 엄마 집에 갈 때가 가장 자유로운 것 같아요. 설거지도 청소도 안 해도 되고요.(웃음)
SNS로 받은 질문 중 공식적으로 대답하고 싶은 게 있나요?
제 미담이 많이 올라오더군요.(웃음) 분명히 저한테 상처받은 사람도 있을 텐데, 미담을 보고 마음이 더 아프진 않을까 걱정돼요. 누군가에게 악의적으로 상처를 준 적은 없어요. 누군가 제게 상처를 받았다면 무의식 속에서, 의도치 않게 준 것일 거예요. 저를 거쳐간 제자도 많고, 저도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보다 더 감정적이었을 거예요. 분명히 상처받은 친구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바르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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