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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

기상천외 콘셉트카가 말하는 미래 part.1

얼핏 보기엔 기상천외한 것 같은 콘셉트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브랜드가 추구하는 자동차의 미래가 스며 있다.

BY박호준2022.01.06
 

변하되 변하지 않는다

MERCEDES-BENZ
EQG
107.6kWh 배터리가 장착돼 최대 770km(WLTP기준)까지 달릴 수 있다. 그 밖에 출력이나 무게 같은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07.6kWh 배터리가 장착돼 최대 770km(WLTP기준)까지 달릴 수 있다. 그 밖에 출력이나 무게 같은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모델을 통틀어 초창기 모델의 외형적 유전자가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모델을 꼽는다면 단연 ‘G클래스’다. 1979년 등장한 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대 변경(풀체인지)은 단 한 번뿐이었다. 그마저도 벤츠 마니아가 아닌 이상 ‘뭐가 달라졌어?’라고 고개를 갸우뚱할 만큼 외형 면에서는 소소하게 바뀌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내에서 전기차 전용 모델을 뜻하는 ‘EQ’ 딱지가 붙더라도 마찬가지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 곧추선 A필러, 자를 대고 그은 듯한 각진 형태의 차체의 EQG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G클래스가 떠오른다. 참고로 S클래스와 EQS의 디자인은 꽤 다르다. G클래스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두고 ‘시간보다 강하다’고 표현한 메르데세스-벤츠 오프로드 제품사업부 에머리시 실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목이다. 오프로드 성능도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EQG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대신 G클래스와 같은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을 사용해 견인력과 차체 강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8기통 엔진 대신 4개의 전기모터를 넣어 즉각적이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차체 하부에 깔린 배터리가 무게중심을 낮춰주는 건 덤이다. ‘철컥’하고 닫히는 G클래스 특유의 문 경첩 소리도 그대로 구현했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G클래스마저 순한 맛(?)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던 사람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레이싱카의 미래

PORSCHE
MISSION R
2022년 8월, 포뮬러 E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이다. 미션R이 전시되길 바라 본다.

2022년 8월, 포뮬러 E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이다. 미션R이 전시되길 바라 본다.

미션E 콘셉트카는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포르쉐가 전기 스포츠카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911과 같은 2도어 쿠페일 것으로 예상했다. 911이 포르쉐의 핵심 모델이기 때문이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미션E는 4도어 세단 형태였다. 심지어 911의 헤리티지 디자인 중 하나인 동그란 헤드램프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설마 진짜 이렇게 나온다고?’ 생각했지만, 2019년 미션E와 꼭 닮은 전기차가 진짜로 등장했다. 바로 타이칸이다. 그러니까 지난 9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된 전기 레이싱카 미션R 역시 가까운 미래에 유사한 모습으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할 가능성이 높다. 포르쉐 올리버 블루메 회장은 미션R을 두고 “포르쉐는 꿈을 채워주는 브랜드다. 이 차는 성능, 디자인, 지속 가능성 등의 분야에서 브랜드의 강점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트랙 위에서도 혁신적이고 강력한 성능으로 (모터스포츠를 갈망하는)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뒤 전기모터는 최고 1088마력을 발휘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만에 도달한다. 일반적으로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시속 200km가 넘는 초고속 영역에서 힘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미션R은 시속 300km까지도 거뜬히 속도를 높인다.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사이드 스커트와 디퓨저에 재생 가능한 섬유 소재를 활용했다. 카본 파이버 부품을 사용했을 때보다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탄소배출량을 85% 줄였다. 운전석과 완벽하게 동일한 시뮬레이터를 제작해 드라이버가 실제 차와 완벽에 가깝게 동일한 환경에서 연습 주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을 생중계하는 ‘커넥티비티’ 기능을 추가해 드라이버와 모터스포츠 팬이 좀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 제너레이션의 시작

VOLKSWAGEN
ID.LIFE
가격은 2만유로(약 2600만원)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젊은 세대의 얇은 주머니 사정까지 잘 알고 있다.

가격은 2만유로(약 2600만원)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젊은 세대의 얇은 주머니 사정까지 잘 알고 있다.

브랜드는 콘셉트카를 만들 때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후 미래 자동차 모습을 담는다. 잠재 고객이 실구매자로 바뀌기 충분한 시간이다. 폭스바겐이 콘셉트카 ID.라이프를 디자인할 때 젊은 세대에 집중한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들이 인생 첫 차로 전기차를 구매하게 될 인류의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들이 바란 건 ‘경험’이었다. 장소를 이동하는 수준을 넘어 즐거움과 휴식까지 얻길 원했다. 사실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운전자가 운전대 대신 다른 것에 눈을 돌리는 건 예견된 미래다. 폭스바겐이 ID.라이프에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게임 기능을 넣은 이유다. 뒷자리에 앉은 뒤 1열 시트를 납작하게 접어 발 받침대로 쓰거나 아예 2열 시트까지 편평하게 접어 안방처럼 누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붕을 탈부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다양한 쓰임으로 활용 가능하다. 주행 성능은 평범한 수준이다. 234마력의 전기모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9초 만에 차를 밀어낸다. 주행 가능 거리는 약 400km(WLTP 기준)이다. 눈에 띄는 건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 Platform)’를 사용한 모델 중 처음으로 앞바퀴 굴림이라는 점이다. 운동 성능보단 주행 안정성과 거주성을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도 놓치지 않았다. 차체 표면을 천연 착색제로 마감해 폐차 시 80% 이상 재활용할 수 있다. 천연 고무와 벼 껍질을 섞어 만든 타이어, 폐타이어 조각을 가공해 만든 도어 트림, 페트병을 재사용해 만든 지붕도 마찬가지다.

 
[관련기사]
기상천외 콘셉트카가 말하는 미래 part.2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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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박호준
  • PHOTO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폭스바겐
  • PHOTO 현대자동차/ 기아/ 쉐보레/ BMW/ 르노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