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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역사 총정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2025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맞붙습니다. 한국시리즈 개막을 맞아, 한국 프로야구 40년의 가을 역사를 되짚어봤습니다.

프로필 by 최이수 2025.10.28
2025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게 된 한화 이글스/ 인스타그램 @hanwhaeagles_soori

2025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게 된 한화 이글스/ 인스타그램 @hanwhaeagles_soori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다시 마주한 지금, 초대 우승팀이 탄생한 1982년부터, 1990년대 왕조의 시대까지.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한국시리즈들을 다시 돌아봅니다.


1. 1982년, 원년의 주인공 OB 베어스

모든 건 1982년 봄에서 시작됐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첫 시즌. 그리고 가을,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의 막이 올랐습니다. OB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은 장대했습니다. OB는 이만수, 김재박, 김형준이 이끄는 강력한 라인업으로 4승 1패를 기록하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터진 김형준의 쐐기 홈런은 한국 야구의 탄생을 알린 신호탄이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장이 들썩이던 그날 밤, 팬들은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가을 야구는 하나의 축제이며, 도시의 자존심이었습니다.


2.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부산 드라마

1984년, 부산이 불탔습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던 순간이었죠. 상대는 강력한 해태 타이거즈였지만, 부산 팬들의 열기는 그 어떤 공포도 삼켰습니다. 투수 최동원은 영웅이었습니다. 4경기 완투, 1경기 세이브. 5경기 중 4승에 관여하며, 말 그대로 혼자서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그의 투구에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영혼이 담겨 있었습니다. 부산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최동원을 외쳤습니다. 1984년 한국시리즈는 ‘팀이 아닌 한 사람의 의지’가 역사를 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3. 1980년대의 주인공, 해태 타이거즈

1980년대 후반, 가을 야구의 주인공은 언제나 해태였습니다. 선동열의 직구, 김성한의 한 방, 이순철의 주루 플레이. 해태 왕조는 막강했습니다. 198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80년대 내내 다섯 번의 챔피언 반지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1987년과 1988년의 2연패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선동열이 마운드를 장악하고, 한대화가 클러치 타자로 활약하며 상대를 무너뜨렸죠. 이들은 매번 야구가 예술임을 증명했습니다. 해태의 야구는 거칠지만 세련됐고, 무모하지만 계산돼 있었습니다. 팬들은 이 왕조의 황금기를 야구가 가장 야구 같았던 시절로 기억합니다.


4. 1990년, LG 트윈스의 탄생과 우승

1990년은 트윈스라는 이름이 서울의 상징이 된 해입니다. MBC 청룡이 해체되고 새롭게 창단된 LG 트윈스가 첫 시즌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습니다. 구본무 구단주의 야구 사랑과 김용수·이상훈의 강력한 투수진, 김재현의 존재감이 한데 어우러졌죠. 잠실구장의 관중석은 붉은 물결로 넘실거렸고, 그 함성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회자됩니다. 서울이 야구로 하나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LG는 이후 1994년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1990년대 초반 서울 야구를 상징하는 팀으로 자리 잡습니다.


5. 1996년, 해태의 귀환

한때 주춤하던 해태가 1996년 다시 왕좌로 돌아옵니다. 이때의 해태는 전성기를 넘어 ‘관록의 팀’이었습니다. 이종범의 폭발적인 타격, 이대진의 신예 에너지, 그리고 김응룡 감독의 카리스마. 이들은 경험과 패기를 동시에 지닌 팀이었습니다. 특히 5차전에서 이종범이 4안타를 몰아치며 MVP를 거머쥐던 장면은 여전히 레전드로 남아 있습니다. 이종범이 있는 해태는 절대 질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죠.


6. 1998년, 현대 유니콘스의 왕조 선언

1998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해태가 지배하던 10년이 저물고, 현대 유니콘스가 등장했습니다. 김재박 감독은 특유의 계산된 야구로 팀을 완성했고, 정민태·이숭용·박재홍이 이끄는 젊은 팀은 해태를 꺾으며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과도기의 승리’였습니다. 전통의 강호가 물러나고, 새로운 강자가 세상을 뒤흔드는 장면. 현대의 야구는 과학적이었고, 냉정했습니다. 야구가 기술과 전략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7. 1999년, 한화 이글스의 첫 왕좌

1999년은 대전이 가장 뜨거웠던 해였습니다. 한화 이글스가 창단 14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순간이었죠. 88년, 89년, 91년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게 찬물을 마셔야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던 빙그레 아니 한화 이글스에게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은 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시리즈는 불꽃 튀는 경기였고, 구대성 투수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6경기 모두 등판, 두 경기 완투, 두 경기 세이브. 한 팀의 투수가 시리즈 전체를 끌어올린 사례는 이후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6차전 마지막 타자 삼진이 잡히는 순간, 대전구장은 폭발했습니다. 장종훈의 눈물이, 한대화의 포효가, 팬들의 울음이 하나로 섞였습니다. 그날의 한화는 꿈을 완성한 팀이었습니다. 창단 멤버의 땀, 젊은 선수의 패기, 구대성의 혼이 만들어낸 서사. 1999년의 한국시리즈는 지금도 가장 인간적인 우승으로 회자됩니다.


8. 2002년, 삼성의 한을 푼 순간

16년 만의 두 번째 우승.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2002년은 눈물의 해로 기억됩니다. 김응룡 감독의 리더십 아래 박석민, 양준혁, 임창용 등이 만들어낸 완벽한 시너지. 특히 5차전에서 터진 마해영의 결승타는 운명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늘 준우승에 머물렀던 팀이 마침내 정상에 올랐던 그 순간, 대구 시민들의 함성은 밤새 꺼지지 않았습니다.


9. 2014년, 넥센과 삼성의 불꽃 쇼다운

2014년은 젊은 팀 넥센 히어로즈가 야구의 재미를 다시 일깨운 해였습니다. 강정호, 박병호, 손승락이 이끄는 타선은 그야말로 불을 뿜었죠. 하지만 왕조 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차우찬의 피 말리는 피칭, 이승엽의 노련함, 그리고 끝내기 순간까지 이어진 박빙의 승부. 6차전에서 삼성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완성하며 삼성 왕조의 완성을 알렸습니다. 세대교체와 전통의 충돌,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습니다.


10. 2025년, 다시 시작된 가을의 전쟁

이제 무대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로 넘어왔습니다. LG는 지난해의 챔피언 자존심을, 한화는 부활의 서사를 품고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고우석의 직구와 채은성의 방망이, 그리고 젊은 루키들의 패기. 어떤 팀이 마지막에 웃더라도, 우리는 또 하나의 명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야구의 본질은 결국 기억이니까요.


Credit

  • Editor 조진혁
  • Photo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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