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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시장들 서울 중앙시장 편

요즘 시장은 세대 구분 없이 놀러갈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 힙스터의 성지 오케이 땡큐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옥이네 먹거리까지.

BY이충섭2020.12.15
팔도밥상 옥이네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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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 길모퉁이에 있는 옥이네 먹거리는 식당이 즐비한 서울 중앙시장에서도 가장 핫한 곳이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된 상태라서 많은 손님을 받지 않지만 예년 이맘때 같으면 가게 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게 밖까지 손님들로 꽉꽉 들어찬다. 기역자 형태로 간이 천막을 치고 간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일행들끼리 정겹게 술 마시는 모습은 서울 중앙시장 특유의 환하고 밝은 노란빛 조명을 배경삼아 사진 찍어서 남기고 싶을 만큼 꽤 괜찮은 풍경이다.
음식 메뉴는 사실상 못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게 더 빠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두부김치, 제육볶음부터 가오리찜, 꼬막, 과메기까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 지역 구분 없이 바다와 산에서 나는 식재료들로 한상 차려준다. 모든 메뉴의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도 강점인데 잔치국수 3천원부터 시작해서 장어구이 1만5천원까지가 맥시멈이다. 부침가루와 달걀물을 입혀서 구워주는 가자미구이를 추천하고 식재료 시장에 위치한 가게인 만큼 순대, 치킨, 족발 등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중구 황학동 380 
문의 010-6656-3551
 

기본기+비주얼 충실한 서울카츠 신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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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카츠 2호점은 결국 서울 중앙시장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서울카츠는 충무로 필동에서 시작해, 풍부한 육즙의 돈카츠, 정갈한 음식, 감각 있는 인테리어로 인해 서울 돈까스 맛집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서울 중앙시장을 누비고 다니다가 만난 서울카츠 2호점은 아직 가오픈한 것도 아니었지만 들어오는 손님들에 한해서 따뜻한 한끼를 대접하고 있었다. 필동 1호점에서는 돈카츠와 카레가 주요 메뉴이지만 중앙시장 2호점에서는 카레가 없는 대신에 새우 카츠가 추가됐다. 부드러운 안심카츠를 주문하고 나니 밥과 반찬이 먼저 나왔다. 고슬고슬한 밥에 저염 갓김치, 달콤하게 절인 단무지, 머스타드, 와사비, 함초 소금, 참깨 드레싱을 버무린 샐러드의 구성이 좋았다.
마침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안심 카츠를 마주했다. 소문 그대로 겉은 바삭해 보이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가끔 분홍빛의 속을 보고 덜 익었다고 생각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좋은 원육일 때 미오글로빈 수치가 많아서 분홍빛이 보이는 것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괜찮다. 서울카츠의 장점은 각자 취향에 따라 먹는 방법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튀김과 원육 그대로의 고소함을 즐기고 싶다면 소금만 약간 직어서 먹고 상큼한 맛과 함께라면 와사비와 머스타드 소스 중에 고르면 된다. 안심 카츠는 저염 갓김치와도 궁합이 좋아서 함께 먹으면 잘 익은 고기에 갓김치를 올려서 먹는 느낌이 든다. 물론 가장 ‘돈까스’스럽게 먹고 싶을 땐 돈까스 소스에 푹 담갔다 먹는 게 최고일 것이다. 모든 손님에게 함께 먹어보라고 제공된 새우 카츠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예쁜 비주얼에, 튀김 속 알알이 박힌 새우 살이 씹을 때마다 탱글탱글했고 맛있었다.
사실, 시장 취재는 기사를 쓰기 전에 최소 두세번에 나눠서 방문을 하는 편이다. 시장 취재는 늘 즐겁지만 어떨 땐 하루에 두세끼를 먹어야할 때가 있어서 가게에는 죄송하지만 조금씩 남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근데 서울 카츠에서는 약 한 시간에 걸쳐서 다 먹었고 모든 접시를 통틀어서 단무지 한 조각이 남은 것을 보고 저절로 웃음이 났다. 물론 단무지 한 조각까지 먹었다.
주소 신당역 2번출구 앞 2층 
문의 0507-1367-4484
 
중앙시장 힙스터 오케이 땡큐(Okay,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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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앙시장에서 젊은 손님이 가장 많이 모이는 가게라면 아무래도 오케이 땡큐다. 실내의 강렬한 ‘빠알간’ 조명과 녹색 네온 사인의 가게 간판이 잘 어울리는 일식 주점이기 때문에 소위, 힙스터의 감성을 잘 캐치해낸 가게가 아닐까 싶다. 오케이 땡큐의 주 메뉴는 생선회와 야키 도리 이지만 현재, 가게 영업 시간 축소로 인해서 생선회는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약 15종의 야키 도리와 튀김, 일품 요리 등이 준비돼 있어서 이것저것 맛 보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구성은 된다. 야키 도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은행구이였는데 한 알씩 입에 넣을 때마다 톡 터지면서 은행 속 고소한 수분을 머금을 수 있어서 별미였다. 중화풍의 어향가지는 다진 돼지고기를 풍부히 넣고 살짝 단맛을 추가해서 그런지, 우리의 매콤 달콤한 제육볶음과 비슷했다. 물론 제육볶음보다는 매운 편이지만 매운 걸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도 충분히 맛있게 매운 편이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메뉴에 표시된 가격은 높지 않았으나 실제 나오는 음식량은 꽤 적은 것이었다. 소면 그릇만한 곳에 담은 어향가지 1만8천원과 목살 송이 한 꼬치 6천원은 바로 직전 다녀온 옥이네 먹거리의 가자미구이 통째 한 마리 9천원을 생각나게끔 해서 약간의 괴리를 느꼈다.
주소 서울 중구 황학동 372-4 
문의 070-4225-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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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쌀국수 가게 느낌 그대로 PHO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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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25는 빨간 문과 함께 베트남어와 영어로만 구성된 입간판이 눈에 확 띄 곳이다. 베트남 호이안 구시가지에나 있을 법한 외관에,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실내 분위기, 그리고 베트남어로 적힌 메뉴판까지 보고 나면 없던 식욕도 자극된다. 메뉴는 소고기 쌀국수와 소고기 점보 쌀국수, 분짜, 베트남식 돼지고기 덮밥 껌승, 스프링롤 짜조까지 다섯 가지가 있다. 쌀국수를 시키면 숙주, 고수, 어성초 등 다양한 채소를 세로로 길쭉한 바구니에 한가득 담아서 주는데 이 점도 현지 가게의 느낌과 비슷해서 재미있다. 국물 색은 연갈색에서 살짝 갈색에 가까울 만큼 진한 편이고 듬성듬성 썬 쪽파와 역시 척척 널브러뜨린 소고기가 보인다. 알맞게 삶은 면과 따로 나온 채소를 넣고 위아래로 골고루 비빈 다음 먹어보니 정제된 맛의 쌀국수보다는 다소 거칠지만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국물 한 숟가락 마시고 국수를 먹고 함께 나온 반찬을 집어서 국수 한 젓가락과 휘휘 말아서 먹는다. 양이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을 위해서 면과 국물 모두 무제한 제공 가능하니 더 달라는 말을 어려워 말고 편히 요청해도 된다. 분짜는 양상추, 당근 깻잎 등 채소가 많이 들어간 편이고 또 살짝 돼지 고기 역시 간이 세지 않아서 다소 심심하다. 소스를 넣어도 간이 약하다 느낀다면 함께 나온 마늘 고추 절임과 무, 당근 절임을 분짜에 넣고 비비면 새콤달콤한 분짜 소스의 맛이 확 살아나서 좀 더 센 분짜를 먹을 수 있다. 원래는 새벽 5시에 시작해서 오후 잠시 브레이크 타임 이외에는 매일 문을 여는 24시간 쌀국수 집이었으나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된 상태라,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주소 서울 중구 황학동 425 
문의 070-815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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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맛 코끼리 만두
코끼리 만두코끼리 만두코끼리 만두
중앙시장은 다른 시장과 달리, 떡볶이, 순대, 튀김 등 분식을 파는 가게가 현저히 적다. 이곳에서파는 주 메뉴는 보리밥과 된장찌개, 생선 매운탕, 국밥류 등 한끼 식사 음식이 많은데 중앙시장 에 포목 시장, 가구 시장, 황학동 벼룩시장이 붙어있다 보니 든든한 한끼 식사가 필요한 상인들을 위한 음식 상권이 형성된 게 아닌가 싶다.
중앙시장에서 얼마 있지 않은 분식을 파는 곳 중에는 코끼리 만두의 만두가 괜찮다. 찜기가 꾸준히 증기를 뿜어내고 있을 만큼 회전율이 좋은 이곳은 고기만두, 김치만두, 왕만두, 그리고 새우를 추가한 만두를 판매한다. 푸짐한 왕만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얇게 빚은 피에, 만두소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일반 만두를 선호한다. 이곳은 만두피가 정말 얇아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다. 포장한 만두를 옆자리에 두고 운전하고 가는 동안 구수하면서도 달콤한 김치만두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뚜껑을 열고 김치만두를 입에 넣으니 어머니가 해주는 ‘집 만두’ 느낌이 들었다. 앞서 말했듯 구수하고 달콤한 향 그대로의 맛이었는데 다진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은 김치볶음이나 김치찌개의 맛과 비슷했다. 주황빛의 만두소 역시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음식점에서 파는 김치만두 중에는 강렬한 맛을 위해서 고춧가루, 청양고추 등을 넣는 경우가 더러 있다. 보통, 만두의 반을 가를 때 이미 식욕이 떨어지고 새빨간 만두소를 쳐다 보고 나면 더 이상 만두에 손을 대지 않게 된다. 맛은 자극적이어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떠올릴 만큼 충분히 맛있기 때문에 기억하게 된다. 코끼리 만두는 먹고 나서 충분히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85길 41 중앙시장 문의 0507-1382-5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