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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할 홈스타일링 키워드 '달항아리' 활용법

국민가게 다이소에서도 볼 수 있는 모두가 주목한 오브제의 귀환

프로필 by ESQUIRE CLUB MEMBER 2026.03.28
올해 주목할 홈스타일링 키워드 '달항아리'
  • 달항아리: 비대칭의 곡선과 여백으로 완성되는 미니멀 오브제
  • 한옥 미감: 빛과 여백이 중심이 되는 전통 공간의 현대적 재해석
  • 소재의 확장: 자개와 금속 등으로 확장된 동시대 디자인 오브제
  • DIY 오브제: 샤뜰리에화실 등에서 직접 만드는 경험 중심 트렌드
  • Z세대 감성: 아날로그 회귀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미학

달항아리 하나로 완성하는 집

공간을 채우는 시대는 갔다.
 이제는 단 하나의 오브제가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전통 도자기에서 출발한 달항아리는
현대미술과 라이프스타일을 거쳐
가장 절제된 홈스타일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홈스타일링 트렌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더하기'보다 '덜어내기'다. 많은 가구와 장식으로 공간을 채우는 대신, 단 하나의 강한 오브제로 분위기를 완성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그 흐름의 중심에 뜻밖의 오브제가 있다. 바로 조선 백자의 대표적인 형태, 달항아리다. 심지어 국민가게라 불리는 다이소에서도 달항아리 오브제를 볼수 있다. 이 작은 오브제가 우리의 공간을 변화시키기 까지 여정을 따라가보자.



"완벽하지 않아서 더 깊고, 비어 있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담는 오브제."

국민가게 다이소의 달항아리를 활용한 홈스타일링 /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국민가게 다이소의 달항아리를 활용한 홈스타일링 /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국민가게 다이소의 달항아리를 활용한 홈스타일링 /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국민가게 다이소의 달항아리를 활용한 홈스타일링 /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셀럽이 먼저 알아본 오브제

달항아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미술계와 컬렉터 세계에서 먼저였다. BTS의 RM이 도예가 권대섭의 달항아리를 소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한국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선물 또한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었다. 컬렉터의 취향이 트렌드를 만들고, 트렌드가 일상의 공간으로 스며드는 흐름이다.

RM이 2019년 공식 SNS에 올린 달항아리사진 권대섭작가 작품 / 이미지 출처: @bts.bighitofficial

RM이 2019년 공식 SNS에 올린 달항아리사진 권대섭작가 작품 / 이미지 출처: @bts.bighitofficial

백악관에 소장된 류지안작가의 '더문화이트48' / 이미지 출처: 아리지안

백악관에 소장된 류지안작가의 '더문화이트48' / 이미지 출처: 아리지안



한옥에서 배운 여백의 언어

오브제의 매력을 이해하려면 한국 전통 공간의 미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티스트이자 미술·디자인 교육자로 활동하는 A씨는 서울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에서 일했던 경험을 이렇게 회상한다. "한옥은 놀라울 정도로 비어 있다. 가구도 많지 않고 장식도 화려하지 않다. 대신 창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과 나무의 결, 여백이 공간 전체를 채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확신이 생겼다. 덜어냄은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을."


달항아리는 바로 그 미감의 정수다. 18세기 조선에서 만들어진 이 백자 항아리는 두 개의 반구를 이어 붙여 제작된다. 그 과정에서 완벽한 구형이 아닌, 미묘하게 어긋난 균형과 자연스러운 곡선이 만들어진다. 한때는 불완전함으로 여겨졌던 그 특징이, 지금은 오히려 미학적 가치로 재평가되고 있다.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 달항아리와 같이 있는 필자 / 이미지 출처: @honeism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 달항아리와 같이 있는 필자 / 이미지 출처: @honeism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에 배치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honeism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에 배치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honeism



공간의 중심을 만드는 단 하나의 오브제

"달항아리를 집에 두면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고 A씨는 말한다. "다른 물건들이 갑자기 많아 보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불필요한 오브제를 치우고, 복잡한 색을 덜어내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단순한 공간과 둥글고 흰 항아리 하나다. 그런데 그 순간 집이 오히려 더 완성된 느낌이 든다. 마치 공간에 중심이 생긴 것처럼."


홈스타일링 관점에서도 달항아리는 특별한 장식 없이 공간의 앵커 역할을 하는 오브제로 평가된다. 미니멀한 형태와 백자의 부드러운 색감 덕분에 현대적인 인테리어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거실 콘솔 위나 창가, 혹은 바닥에 단독으로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정돈된다. 특히 자연광이 드는 공간에서 백자의 표면이 빛을 부드럽게 반사하며 낮과 밤,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직접 만들고 싶다는 욕구 자체가, 달항아리가 가진 힘이다."

다양한 달항아리로 공간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며놓은 집 /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다양한 달항아리로 공간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며놓은 집 /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 ryuumji



인테리어 요소를 직접 핸드메이드로 — Z세대가 달항아리를 만드는 이유

달항아리에 대한 관심은 이제 감상을 넘어 직접 만드는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취미미술 스튜디오 샤뜰리에화실(Chatelier Studio)에서는 자개를 활용한 달항아리 오브제 제작 클래스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자개의 은은한 빛이 항아리 곡면을 따라 흐르며 빛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는 이 작품은,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을 결합한 형태로 완성된 후 실제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활용된다.


Z세대가 달항아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레트로 감성 이상이다. 레코드판, 필름카메라, 수공예가 다시 인기를 얻는 흐름처럼, 물성이 느껴지고 손의 흔적이 남은 오브제에서 디지털 세대가 찾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단색화와 추상미술을 경험한 세대가 늘면서 단순한 형태와 여백의 미를 읽어내는 시각이 넓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은 비대칭의 형태가 과도한 경쟁에 지친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다양한 달항아리로 공간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며놓은 집.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hatelier.kr 다양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hatelier.kr 공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hatelier.kr


집 안에 놓인 작은 문화유산

달항아리는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한국 미학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조선 백자 전시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 공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자개, 유리,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한 현대적 재해석 작품들이 등장하며 달항아리는 하나의 디자인 모티프로도 확장되고 있다.


공간을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 달항아리가 지금 이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결국 거기에 있다. 조용히 빛을 머금은 둥근 항아리 하나가, 오늘 많은 사람들의 집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여백의 미로 가득 채운 전시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여백의 미로 가득 채운 전시된 달항아리 /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공간에 달항아리를 들이는 5가지 방법

1. 자연광이 드는 창가 근처에 배치할 것 — 백자는 빛으로 완성된다

2. 주변 오브제는 최소화할 것 — 항아리가 말하게 두어라

3. 바닥 직치보다 낮은 좌대 위에 올리면 시선이 자연스럽다

4. 배경 벽은 무채색이나 따뜻한 크림 톤이 잘 어울린다

5. 작은 공간엔 지름 20cm 내외 소품 사이즈도 충분하다



달항아리를 전시와 클래스로 만나는 곳

샤뜰리에화실 (Chatelier Studio) — 강남, 자개 달항아리 오브제 클래스

국립중앙박물관 — 조선 백자 상설 전시

리움미술관 — 한국 전통 도자 컬렉션



MEMBER WRITER
이채현
아트스튜디오 대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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