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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맛 봐야할 전통 꽃술 5

서울 핑크, 연희 매화, 면천두견주 등 봄꽃 전통주 5병과 제철 음식을 곁들이는 법

프로필 by ESQUIRE CLUB MEMBER 2026.04.23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조상님들의 전통 꽃구경, 꽃달임놀이에서 영감받은 ‘봄꽃 전통주’ 큐레이션.
  • 진달래·매화·목련이 빚어낸 향과 산미, 누룩 발효의 결을 읽으면 전통주 페어링이 훨씬 쉬워진다.
  • 미슐랭 2스타 에빗 협업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까지, 봄 제철 메뉴와 곁들일 5병을 한 번에 정리했다.

음력 3월. ‘꽃달임놀이’라는 단어에는 맛이 먼저 붙는다.

조상들은 꽃술과 꽃떡을 들고 들판으로 나가 봄을 씹고, 마시고, 기억했다. 꽃을 눈으로만 소비하던 계절에 혀가 개입하는 순간, 봄나들이는 산책을 넘어 코스가 된다. 지금의 다이닝 씬은 이 감각을 아주 현대적으로 복원한다.


봄꽃과 전통주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서울아트브루어리 제공

봄꽃과 전통주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서울아트브루어리 제공

내추럴 와인의 산미가 혀를 세우고, 파인다이닝의 향 레이어가 코를 훈련시키며, 로컬 식재료가 테이블의 문법을 바꾼다. 봄꽃 전통주는 ‘꽃향이 난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룩의 곡물 향, 발효가 남기는 질감, 제철 식재료의 방향까지 읽어낼 때 봄꽃 전통주는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꽃달임놀이를 ‘피크닉 페어링’으로 바꾸는 법

봄꽃 전통주를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다. 꽃 향이 앞에 서는지, 곡물 향 뒤에서 피어나는지. 발효가 만드는 질감이 크리미한지, 맑고 단단한지. 그리고 봄 제철 식재료를 어떤 톤으로 붙일지. 탁주의 미세한 입자감은 부드러운 단백질과 맞물리고, 약주·과하주의 무게는 기름기와 감칠맛을 받아낸다.


쭈꾸미와 봄동, 도다리와 쑥, 딸기와 크림치즈처럼 향이 선명한 재료가 봄꽃 전통주의 꽃 향을 더 또렷하게 만든다. 아래 다섯 병의 봄꽃 전통주는 ‘향-질감-제철’의 삼각형을 각기 다른 각도로 완성한다.



1. 서울 핑크: 진달래를 탁주로 빚는, 도시의 꽃빛

서울 핑크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서울아트브루어리 제공

서울 핑크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서울아트브루어리 제공

서울 핑크는 봄꽃 전통주를 ‘색’으로 먼저 설득한다. 잔에 따르면 핑크빛이 얇게 번지고, 향은 더 얇게 올라온다. 멥쌀·찹쌀의 단정한 단맛 위로 백년초가 과실감을 한 겹 얹고, 진달래꽃이 끝을 정리한다. 핵심은 양조다. 서울아트브루어리의 자가누룩 설화곡, 그리고 다섯 번 술덧을 쌓아 올리는 오양주. 오양주는 노동이 아니라 구조다. 발효의 시간을 겹쳐 첫 입은 산뜻하게, 두 번째 입은 곡물 쪽으로, 마지막은 크리미한 질감으로 착지시킨다. 봄날의 얇은 니트처럼 가볍지만 허술하지 않다.


페어링 추천. 부드러운 단백질, 은은한 단맛. 딸기와 리코타 치즈 바게트, 봄동 겉절이와 수육, 새우를 살짝 넣은 달래전이 서울 핑크의 산미를 또렷하게 만든다. 돗자리 위에서는 유부초밥이나 샐러드 롤처럼 향이 깔끔한 구성이 더 안전하다.


ALV 7.5%, 500ml, 15,000원. 충분히 차갑게 시작하되 마지막 한 잔은 온도를 조금 올려 오양주가 만든 곡물의 깊이를 꺼내볼 것.



2. 연희 매화: 매화·쌀·누룩만으로 완성한 클래식

연희 매화(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연희 매화' 봄꽃 전통주의 미니멀리즘.) / 이미지 출처: 같이양조장 제공

연희 매화(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낸 '연희 매화' 봄꽃 전통주의 미니멀리즘.) / 이미지 출처: 같이양조장 제공

연희 매화는 봄꽃 전통주의 미니멀리즘이다. 매화, 쌀, 누룩. 세 가지로 끝낸다. 그래서 향이 더 선명해진다. 첫 향은 매실 쪽으로 부드럽게 기울고, 곧 누룩의 고소함이 몸체를 세운다. 도수 12%의 밀도는 분명하지만, 단맛을 과하게 끌지 않는다. 산미도 얌전하게 정리한다. 결과는 간단하다. 한 잔이 다음 잔을 부른다. 피크닉에서 ‘동선’을 망치지 않는 봄꽃 전통주를 찾는다면 연희 매화가 가장 현실적인 답이다.


페어링 추천. 두릅 초회, 미나리 무침, 유자 소스를 얹은 가리비 샐러드. 봄나물의 쌉싸름함이 연희 매화의 매실 향을 더 깨끗하게 만든다. 간장 베이스의 연어장, 참치 타타키처럼 감칠맛이 강한 메뉴도 가능하다. 산미가 기름을 정리한다.


ALV 12%, 375ml, 15,900원. 작은 병은 가방에 들어가고, 종이컵에서도 향이 무너지지 않는다.



3. 면천두견주: 진달래로 완성한, 깊고 느린 약주

면천두견주(국가무형문화재로 이어지는 면천두견주. 봄꽃 전통주의 고전 그 자체.) / 이미지 출처: 면천두견주 양조장 제공

면천두견주(국가무형문화재로 이어지는 면천두견주. 봄꽃 전통주의 고전 그 자체.) / 이미지 출처: 면천두견주 양조장 제공

면천두견주는 봄꽃 전통주가 ‘향긋한 한 잔’이라는 상상을 단숨에 넘어서는 술이다.

국가무형문화재 86-2호라는 타이틀은 출발점일 뿐, 설득은 잔에서 끝난다. 진달래와 찹쌀만으로 빚는다. 재료를 줄이면 흔적이 짙어진다. 향은 화려하게 튀지 않고 깊게 번진다. 진달래는 앞에서 과시하지 않는다.


맑은 곡물 향 뒤에서 올라와 입안을 감싼다. 도수 18%의 무게는 저녁 공기처럼 천천히 내려앉고, 끝에는 가벼운 쌉싸름함이 남는다. ‘한 모금씩’이라는 룰을 가장 잘 이해하는 봄꽃 전통주다.


페어링 추천. 기름기, 감칠맛. 참기름을 아주 얇게 두른 전복장, 삼치구이, 된장으로 살짝 잡아낸 한우 육전이 면천두견주의 무게를 받쳐준다. 피크닉이라면 치즈와 육포가 정답에 가깝다. 훈연 향이 강한 육포보다 후추가 절제된 스타일이 진달래의 그윽함을 지킨다.


ALV 18%, 360ml, 1만원대. 입이 살짝 넓은 잔에 따르고 천천히 마실 것.



4. 술아 매화: 과하주의 무게에 매화의 화사함을 겹치다

술아 매화('과하주'의 묵직함에 매화 향을 얹은 술아 매화. 봄꽃 전통주를 '저녁'으로 데려오는 한 병.) / 이미지 출처: 술아원 제공

술아 매화('과하주'의 묵직함에 매화 향을 얹은 술아 매화. 봄꽃 전통주를 '저녁'으로 데려오는 한 병.) / 이미지 출처: 술아원 제공

술아 매화는 봄꽃 전통주를 ‘낮’에서 ‘저녁’으로 이동시킨다. 주종은 과하주. 발효주에 증류주를 더해 도수를 올리고 저장성을 확보하는 방식은 맛을 묵직하게 만들고 향을 농밀하게 만든다. 그 중심에 매화를 얹었다. 첫 입은 꿀처럼 농도 있는 단맛이 볼륨을 만들고, 곧 매화 향이 위로 치고 올라와 무게를 정리한다.


단맛·산미·알코올의 온기가 층을 이루며 번지는 방식이 디저트 와인의 문법을 닮았다. 봄꽃 전통주로 한 병의 ‘엔딩’을 만들고 싶다면 술아 매화가 적확하다.


페어링 추천. 버터, 크림, 은은한 훈연. 크림치즈와 꿀, 구운 브리 치즈, 버터를 바른 파운드 케이크가 술아 매화의 농밀함을 정석으로 받는다. 한식으로는 간장 양념 떡갈비, 불향을 살린 오리구이가 의외로 잘 맞는다. 제철로 더 가면 ‘버터 주꾸미 + 레몬즙’도 가능하다. 단맛이 감칠맛을 감싸고, 매화 향이 끝을 밝힌다.


ALV 15%, 375ml, 19,000원. 차갑게 시작해 천천히 온도를 올리면 향의 폭이 넓어진다.



5.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 미슐랭 2스타가 상상한 ‘목련의 탄산’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에빗과 삼양춘이 함께 만든 2026 봄 한정판. 봄꽃 전통주의 하이엔드 라인업.) / 이미지 출처: 송도향 제공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에빗과 삼양춘이 함께 만든 2026 봄 한정판. 봄꽃 전통주의 하이엔드 라인업.) / 이미지 출처: 송도향 제공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은 봄꽃 전통주가 파인다이닝과 만나면 어떤 문장으로 바뀌는지 보여준다. 미슐랭 2스타 ‘에빗’과 삼양춘의 2026 봄 한정 협업. 강화섬쌀로 중심을 잡고, 목련꽃발효액으로 향의 깊이감을 더했다. 보리와 고구마로 감칠맛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발효는 입국과 누룩을 섞었다. 입국의 선명한 당화, 누룩의 복합적인 결이 한 병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탄산은 이 구조를 더 날카롭게 만든다. 혀끝에서 먼저 터지고, 목련의 스파이스가 후추처럼 따라오며, 마지막에 쌀의 고소함과 고구마의 은근한 단맛이 길게 남는다. 달콤한 꽃이 아니라 ‘스파이시한 꽃’이라는 점이 이 술을 진짜 다이닝용 봄꽃 전통주로 만든다.


페어링 추천. 답은 두 가지다. 쭈꾸미 샤브샤브, 그리고 도다리 쑥국. 쭈꾸미의 감칠맛과 탄탄한 식감은 탄산이 한 번 정리하고, 목련의 스파이스가 비릿함을 세련되게 닦아낸다. 국물에는 미나리·달래·알배추처럼 향이 강한 봄 채소를 넉넉히 넣어야 한다.


봄 채소의 향이 목련과 레이어를 만들고, 술의 산미가 국물의 단맛을 잡아준다. 도다리 쑥국은 더 정확하다. 쑥의 초록 향이 목련의 스파이스를 고급스럽게 들리게 만들고, 도다리의 담백함이 강화섬쌀의 깨끗한 단맛과 포개진다. 관자 구이에 유자 제스트를 아주 조금, 혹은 레몬 버터를 곁들인 도미 카르파초까지 올리면 집에서도 ‘에빗의 리듬’이 재현된다.


ALV 9%, 500ml, 28,000원. 탄산이 핵심이므로 차갑게 준비해야 한다. 다만 너무 차가우면 목련의 스파이스가 잠시 숨는다. 첫 잔은 6~8도로 시작하고, 두 번째 잔부터 온도를 조금 올려 향의 디테일을 꺼내는 편이 좋다. 피크닉이라면 보냉백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 봄꽃 전통주에 탄산이 빠지는 순간, 긴장감도 같이 빠진다.



봄꽃 전통주로 완성하는 ‘맛의 꽃구경’ 체크리스트

봄꽃 전통주로 봄나들이를 완성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술부터 고르지 말고, 메뉴부터 정한다.

1. 서울 핑크는 전과 치즈 같은 피크닉 푸드에 강하다.

2. 연희 매화는 봄나물의 쌉싸름함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3. 면천두견주는 육전과 구이의 기름기를 품어 깊이를 만든다.

4. 술아 매화는 디저트와 버터를 ‘엔딩’으로 바꾼다.

5. 오마이갓 스파클링 봄꽃은 쭈꾸미와 도다리처럼 제철의 정교함을 가장 세련되게 끌어올린다.



다섯 병을 한 줄로 세우면 꽃달임놀이의 낭만이 오늘의 테이블에서 다시 작동한다.

꽃술과 꽃떡 대신 봄꽃 전통주와 제철 한 상. 봄꽃 전통주는 봄을 향으로 기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벚꽃이 지기 전에, 한 병을 장바구니에 넣어둘 것.


MEMBER WRITER
김치승
전통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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