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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음 가득한 9월 '제철 해산물' 5

살이 꽉 찬 꽃게부터 탱글한 대하와 고소한 전어까지. 지금 가장 맛있는 9월 제철 해산물 5가지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프로필 by 장지웅 2026.09.24

SUMMER IS GONE.

지독했던 폭염이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가을이 찾아왔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채는 건 다름 아닌 우리의 미각이다. 잃어버린 식욕을 되찾고 허기진 마음을 채우기에 '제철 음식'만큼 완벽한 처방전은 없다.



특히 9월의 바다는 1년 중 가장 풍성하고 탐스러운 보물들을 쏟아내는 시기다. 뻔한 파인다이닝이나 유행하는 오마카세도 좋지만,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살을 찌운 제철 해산물 앞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요리 기교는 잠시 길을 비켜야 한다.


늦여름의 잔열이 가시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당신의 미각을 가장 우아하고 사치스럽게 만족시켜줄 9월의 해산물 다섯 가지와 그 맛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는 데스티네이션을 소개한다. 바다로 도망칠 준비가 되었는가?


제철 해산물이 선사하는 미각의 전율은 계절을 즐기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방식이다.


꽃게: 살이 차오른 바다의 단맛, 가을 수꽃게의 치명적인 유혹

대하: 불타오르는 주황빛 껍질 속 탱글한 식감의 축제

전어: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은빛 고소함

고등어: 등푸른생선이 선사하는 기름진 풍미의 절정

한치: 쫄깃함과 부드러움의 완벽한 줄다리기



1. 꽃게

"살이 차오른 바다의 단맛, 가을 수꽃게의 치명적인 유혹"

9월은 꽃게의 계절이다. 봄에는 알을 가득 품은 암꽃게가 왕좌를 차지했다면, 가을은 단연 살이 꽉찬 수꽃게의 독무대다. 산란기를 지나고 영양분을 비축한 9월의 수꽃게는 껍질 속까지 뽀얀 속살이 빈틈없이 차올라 있다.


찜기에 쪄낸 수꽃게의 다리를 부러뜨려 한입 베어 물면, 결결이 찢어지는 쫄깃한 식감과 함께 농축된 바다의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특유의 달큰한 향은 그 어떤 고급 해산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깊이를 지녔다. 화려한 양념이나 조리법은 오히려 방해가 될 뿐. 그저 맑은 탕이나 찜으로 즐길 때, 꽃게 본연의 우아한 풍미를 가장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태안 '딴뚝통나무집식당'

태안 딴뚝통나무집식당의 외관과 가을 꽃게를 푸짐하게 담아낸 요리. 묵은지와 꽃게의 감칠맛을 함께 즐기는 게국지가 대표 메뉴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태안 딴뚝통나무집식당의 외관과 가을 꽃게를 푸짐하게 담아낸 요리. 묵은지와 꽃게의 감칠맛을 함께 즐기는 게국지가 대표 메뉴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태안 딴뚝통나무집식당의 외관과 가을 꽃게를 푸짐하게 담아낸 요리. 묵은지와 꽃게의 감칠맛을 함께 즐기는 게국지가 대표 메뉴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태안 딴뚝통나무집식당의 외관과 가을 꽃게를 푸짐하게 담아낸 요리. 묵은지와 꽃게의 감칠맛을 함께 즐기는 게국지가 대표 메뉴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태안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 '게국지'의 원조 격인 곳이다. 묵은지의 산미와 싱싱한 가을 꽃게에서 우러난 달큰한 감칠맛이 층층이 쌓이며 끓일수록 국물의 깊이를 더한다. 백년가게로 선정될 만큼 오랜 시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이곳에서, 꽃게의 진정한 진미를 맛보자.



2. 대하

"불타오르는 주황빛 껍질 속 탱글한 식감의 축제"

가을 서해안을 붉게 물들이는 건 낙조만이 아니다. 굵은소금 위에서 붉게 익어가는 대하 구이 역시 가을의 상징이다. 9월부터 몸집을 키우고 살이 단단해지는 대하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서 통통튀는 탄력적인 식감이 예술이다.


뜨거운 소금 냄비 안에서 펄떡이던 대하가 선명한 주황빛으로 변하면, 망설일 필요 없이 껍질을 벗겨 입에 넣어야 한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 뒤에 따라오는 진한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 머리는 따로 모아 바싹하게 버터에 구워내면 훌륭한 술안주가 완성된다. 선선한 가을밤, 야외 테라스에서 대하구이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는 것은 이 계절이 주는 최고의 낭만이다.

홍성 남당항 '나드리회수산'

홍성 남당항 나드리회수산과 냄비 가득 붉게 익은 대하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가을 대하를 소금구이로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홍성 남당항 나드리회수산과 냄비 가득 붉게 익은 대하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가을 대하를 소금구이로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홍성 남당항 나드리회수산과 냄비 가득 붉게 익은 대하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가을 대하를 소금구이로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홍성 남당항 나드리회수산과 냄비 가득 붉게 익은 대하구이.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가을 대하를 소금구이로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가을이면 대하 축제로 들썩이는 남당항에서 꼭 들러야 할 명소. 살이 꽉 찬 통통한 대하 구이는 기본이고, 전어회와 해산물 모둠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의 가성비가 훌륭하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갓 구운 대하는 일상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준다.



3. 전어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은빛 고소함"


'가을 전어 머리엔 참깨가 서 말'이라는 옛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뼈가 연해지고 지방질이 최대로 오르는 9월의 전어는 그야말로 고소함의 결정체다.


뼈째 썰어 낸 전어회를 된장과 마늘을 섞은 막장에푹 찍어 쌈을 싸 먹으면,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부드럽고 기름진 맛에 혀가 내둘러진다. 구이는 또 어떤가. 칼집을 내어 굵은소금을 뿌려 구워낸 전어는, 기름기가 지글지글 끓어오르며 동네 어귀까지 냄새를 풍긴다. 꼬리부터 머리까지 통째로 씹어 먹는 짭짤하고 농밀한 풍미는 오직 이 짧은 가을에만 허락된 사치다.


서천 홍원항 '해마루횟집'

서천 홍원항 해마루횟집과 먹기 좋게 썰어낸 제철 전어 요리. 전어회부터 무침과 구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서천 홍원항 해마루횟집과 먹기 좋게 썰어낸 제철 전어 요리. 전어회부터 무침과 구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서천 홍원항 해마루횟집과 먹기 좋게 썰어낸 제철 전어 요리. 전어회부터 무침과 구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서천 홍원항 해마루횟집과 먹기 좋게 썰어낸 제철 전어 요리. 전어회부터 무침과 구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충남 서천 홍원항에 위치한 전어 전문점. 전어회, 전어무침, 전어구이 세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코스 요리가 일품이다. 고소한 콩가루를 살짝 찍어 야채와 곁들여 먹는 전어회는 코끝에 맴도는 바다 내음과 함께 완벽한 하모니를 자랑한다.



4. 고등어

"등푸른생선이 선사하는 기름진 풍미의 절정"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고등어의 몸에는 방어 못지않은 두터운 지방층이 형성된다. 특히 9월의 제주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고등어는 비린내 하나 없이 달콤하고 차진 맛을 자랑한다.


등푸른생선 특유의 비릿할 것이라는 편견은 신선한 고등어회 한 점 앞에서 완전히 부서진다. 은빛과 푸른빛이교차하는 아름다운 껍질, 연분홍빛 속살을 특제 양념장이나 조미김에 싸서 밥과 함께 먹는 '제주식 고등어회'는 그 자체로 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입에 넣자마자 눅진하게 녹아내리는 지방의 고소함과 탄력 있는 식감은 그 어떤 고급 어종 부럽지 않은 임팩트를 남긴다.

제주 모슬포 '미영이네식당'

제주 모슬포 미영이네식당과 은빛 껍질이 선명한 고등어회 한 접시. 신선한 고등어를 야채무침과 함께 즐기는 제주식 고등어회로 유명하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모슬포 미영이네식당과 은빛 껍질이 선명한 고등어회 한 접시. 신선한 고등어를 야채무침과 함께 즐기는 제주식 고등어회로 유명하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모슬포 미영이네식당과 은빛 껍질이 선명한 고등어회 한 접시. 신선한 고등어를 야채무침과 함께 즐기는 제주식 고등어회로 유명하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모슬포 미영이네식당과 은빛 껍질이 선명한 고등어회 한 접시. 신선한 고등어를 야채무침과 함께 즐기는 제주식 고등어회로 유명하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모슬포항 앞에 자리한 이곳은 고등어회 하나로 전국구 명성을 얻은 곳이다. 특제 야채무침과 함께 먹는고등어회의 신선함도 압도적이지만, 회를 먹고 난 뒤 나오는 고소한 '들깨 고등어탕'은 이 식당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킥이다.



5. 한치

"쫄깃함과 부드러움의 완벽한 줄다리기"


여름의 끝자락부터 초가을까지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한치는 오징어보다 한 수 위의 식감을자랑한다. 다리 길이가 '한 치'밖에 되지 않아 붙여진 이름답게 귀여운 생김새를 지녔지만, 그 맛은 결코 가볍지 않다. 투명하고 매끄러운 몸통은 칼을 대는 순간 찰지게 감기고, 회로 썰어내면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예술이다.


새콤달콤한 육수에 오이, 배, 미나리를 듬뿍 얹어 시원하게 말아 먹는 한치 물회는 더위에 지친 미각을 단숨에 깨워준다.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깔끔한 목 넘김은 9월 해산물 오마카세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제주 서귀포 '공천포식당'

제주 서귀포 공천포식당과 한치를 듬뿍 올린 시원한 물회. 새콤한 육수와 쫀득한 한치가 어우러지는 초가을 별미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서귀포 공천포식당과 한치를 듬뿍 올린 시원한 물회. 새콤한 육수와 쫀득한 한치가 어우러지는 초가을 별미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서귀포 공천포식당과 한치를 듬뿍 올린 시원한 물회. 새콤한 육수와 쫀득한 한치가 어우러지는 초가을 별미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제주 서귀포 공천포식당과 한치를 듬뿍 올린 시원한 물회. 새콤한 육수와 쫀득한 한치가 어우러지는 초가을 별미다. / 이미지 출처: 업체 제공

블루리본 서베이에 11년 연속 선정된 도민들의 찐 로컬 맛집. 신선한 한치를 듬뿍 썰어 넣고 자극적이지 않은 새콤한 국물과 어우러진 한치 물회는 한 번 맛보면 매년 가을 제주를 찾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글을 마치며

계절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완벽한 지방질과 꽉 찬 속살을 자랑하는 9월의 해산물들은 찰나의 시간 동안만 우리 곁에 머문다. 에어컨 바람 아래 피신해 있던 당신, 이제 무기력함을 털고 일어나 바다로 향해야 할 때다. 뜨거운 여름을 견뎌낸 당신의 미각을 가장 럭셔리하게 보상해 줄 이 가을의 바다가 부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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