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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여름 방학 2박3일 '제주'

초등학교 여름방학, 딸과 함께 제주로 떠났다, 푸른 바다에서 실컷 놀고 제주 곳곳의 여름을 만끽한 2박 3일 여행

프로필 by 김새벽 2026.08.17
딸과의 여름을 오래 남기기 위한 포인트
  • 초등학생 딸과의 여름이 여섯 번밖에 남지 않은 이유
  • 2박 3일 제주에서 딸과 무엇을 하고 어디에 가야 할까
  • 한여름 제주 여행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준비물
제주행을 알리는 공항 탑승 안내 전광판 / 출처 : 필자 촬영

제주행을 알리는 공항 탑승 안내 전광판 / 출처 : 필자 촬영

딸과 사이좋은 아빠. 모두의 로망이지 않을까.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와 둘이 첫 여행을 떠났다. 웬만한 아빠들보다는 딸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자부했고, 그래서 우리 사이가 꽤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 아빠와 마주 보고 웃으며 놀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초등학교 방학은 길고 많아 보이지만 다 합쳐야 열두 번이다. 그중 여름방학은 여섯 번뿐이다. 흔히들 사춘기에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부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어릴 때 실컷 놀았고, 그때 사이가 좋았다는 것.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아니, 사실은 믿고 싶다. 지금 사이가 좋으면 나중에도 좋을 거라고. 하나뿐인 딸과 서먹해진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지 않은가. 남은 여섯 번의 기회를 제대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여름, 둘만의 가방을 꾸려 집을 나섰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추억을 눌러 담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공항철도도 타고, 비행기도 타고, 야자수도 보고, 귤도 먹고, 빙수도 먹고, 커다란 아쿠아리움에도 가고, 바다도 보고, 해수욕장과 수영장까지 갈 수 있는 곳. 답은 하나였다. 제주도. 아직 딸아이와 둘이 해외로 나갈 자신은 없었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에 제주만 한 곳이 없었다.



무더운 날씨를 피하기 좋은 실내 대형 수조가 있는 아쿠아플라넷 / 출처 : 필자 촬영

무더운 날씨를 피하기 좋은 실내 대형 수조가 있는 아쿠아플라넷 / 출처 : 필자 촬영


코스는 아쿠아플라넷, 금능해수욕장, 화조원 세 곳만 잡았다. 스누피가든도 후보였지만 7월 말 제주의 햇볕은 오래 걸어 다닐 만한 날씨가 아니다. 혹시 여름에 제주를 계획 중이라면 선스틱과 모자, 선글라스는 반드시 챙기시길. 그것도 시도 때도 없이 덧발라야 한다. 아이 것만이 아니라 아빠 것도 필요하다. 우리의 소중한 두피가 타면 안 되니까. 가능하다면 알로에 팩도 몇장 넣어 가자. 저녁에 나란히 누워 팩을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근사하다. 욕심내어 돌아다니다 가벼운 화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제주의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 도로 / 출처 : 필자 촬영

제주의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 도로 / 출처 : 필자 촬영

즐길 거리가 넘치는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별걸 하지 않아도 딸과의 시간은 재미있다. 조개를 줍고, 물고기를 쫓고, 사진을 찍고, 토끼에게 밥을 주는 것만으로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금능의 얕은 바다에서 딸아이는 두 시간 내내 물속을 들여다봤고, 화조원에서는 손바닥 위로 올라온 앵무새 앞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요즘 딸아이와 함께 즐기는 취미는 포켓몬 카드와 포켓몬 GO다. 하루에 몇 분씩 시간을 정해 두고 같이 한다. 제주라는 낯선 땅에서 만나는 포켓몬은 우리에게 섬을 탐험하는 기분까지 선물했다. 바다와 산, 숲과 도심에서 나오는 포켓몬이 저마다 달랐고, 새로운 녀석을 발견할 때마다 딸아이와 나는 나란히 화면을 들여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여름 제주의 푸른 하늘과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제주 해수욕장 풍경 / 출처 : 필자 촬영

여름 제주의 푸른 하늘과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제주 해수욕장 풍경 / 출처 : 필자 촬영

제주의 푸른 하늘은 드라이브를 하고 싶게 만들고, 제주의 푸른 바다는 노래를 부르게 한다. 딸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내 차 안에서 목청껏 부르는 일. 그건 평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어느 카페에서, 어느 길거리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올 때 딸아이가 아빠와의 여행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즐거웠던 우리의 여름을.


여행의 여운을 남기듯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야자수 풍경 / 출처 : 필자 촬영

여행의 여운을 남기듯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야자수 풍경 / 출처 : 필자 촬영

돌아오는 공항에서 잡았던 딸아이의 손, 그 감촉이 아직 손바닥에 남아 있다. 토르가 묠니르를 다시 쥐었을 때보다 더 벅찬 기분이었을 것이다. 비행기에서 곯아떨어진 딸과 녹초가 된 나를 번갈아 보며 생각했다. 우리 정말 재미있게 놀았구나. 이 행복한 시간이 오래 계속되면 좋겠다.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더운 여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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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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