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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뒤 트랙에 모여 훈련을 준비하는 러너들의 모습. 11월에는 퇴근과 동시에 밤이 시작되는 만큼 시야와 안전을 고려한 러닝 기어가 더욱 중요해진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11월이 되면 퇴근길이 곧 밤길이 된다. 운동화 끈을 묶고 나서면 바깥은 이미 어둑하다. 도심을 달리는 러너에게 해 질 녘은 꽤 까다로운 시간이다. 서쪽으로 기운 해는 눈높이로 들어오고, 유리 건물과 차 앞유리가 햇빛을 되받아쳐 눈이 부시다.
해가 지고 나면 신경 써야 할 게 좀 더 많아진다. 어두워지면 차량, 오토바이, 보행자들이 러너를 알아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어폰까지 끼고 있다면 러너 또한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데 둔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야간 시티 러너에게 필요한 건 ‘잘 보고, 잘 보이고, 잘 듣는 러닝’이다. 해가 짧아지는 초겨울, 안전하고 즐거운 러닝을 만들어줄 러닝 기어들을 골랐다.
「라이다 · 빛 따라 바뀌는 렌즈」
라이다(RIDAR)는 서울에서 시작한 스포츠 아이웨어 브랜드다. 러닝과 사이클링을 위한 선글라스를 만든다. 이번에 고른 두 모델은 모두 빛의 양에 따라 색이 바뀌는 변색 렌즈를 달았다. 볕이 강한 곳에서는 어두워지고 그늘이나 실내로 들어서면 다시 맑아진다. 기본 상태의 가시광선 투과율은 66.7퍼센트. 선글라스라기보다 맑은 안경에 가까운 셈이라, 브랜드도 낮과 밤 모두 쓸 수 있다고 안내한다. 해 질 녘에 나가 밤에 돌아오는 야간 러닝에 맞는 렌즈다.
피크 R190 유니버설 골드 16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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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포토크로믹 그레이 렌즈를 적용한 라이다 피크 R190. 빛의 양에 따라 렌즈 색이 변하며 조절 가능한 코받침과 미끄럼 방지 다리로 러닝 중 흔들림을 줄였다. / 이미지 출처: 라이다
타원형 실루엣의 5커브 디자인으로 무게는 23.1그램이다. 코받침을 손으로 눌러 얼굴형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미끄럼 방지 고무를 덧댄 다리가 달리는 동안 흔들림을 잡아준다. 스포츠 선글라스가 자꾸 콧등에서 미끄러졌던 사람이라면 피크부터 써볼 만하다.
버드 R222 유니버설 실버 16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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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림 디자인과 21.3g의 가벼운 무게가 특징인 라이다 버드 R222. 변색 렌즈와 조절 가능한 코받침·다리 길이로 가볍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라이다
21.3그램으로 피크보다 가볍다. 렌즈 아래쪽 테를 덜어낸 하프림 디자인이고 코받침에 더해 다리 길이도 조절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프랑스산 바이오 기반 소재로 프레임을 만들었다. 얼굴에 무언가 걸치는 느낌 자체가 거슬리는 사람에게는 버드가 낫다.
자라의 스포츠웨어 라인 애슬레틱스와 라이다가 함께 선보인 러닝 컬렉션. 편광 렌즈를 적용한 아이웨어로 유리창과 젖은 노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줄여 도심 러닝에 실용성을 더했다. / 이미지 출처: 자라
올가을 라이다는 자라의 스포츠웨어 라인 애슬레틱스(ATHLETICZ)와 협업 컬렉션을 냈다. 러닝 티셔츠와 선글라스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이다. 협업 선글라스 피버에는 편광 렌즈가 들어갔다. 편광 렌즈는 젖은 노면이나 유리창처럼 매끈한 면에서 튀어 오르는 반사광을 필터링 해준다. 빌딩 사이를 달리는 도심 러너에게 특히 반가운 기능이다.
「eqr · 러너를 빛내는 모자」
eqr(이큐알)은 2026년 서울에서 출발한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파운더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생활과 하이록스 플레이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움직임과 퍼포먼스에서 출발한 제품을 만든다.
어두운 트랙 위에서 빛을 받아 선명하게 반짝이는 eqr의 리플렉티브 펀칭 캡. 머리처럼 높은 위치에서 반사광이 드러나 멀리서도 러너의 존재를 알아보기 쉽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내가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도 중요해진다. 어두운 옷을 입은 러너는 운전석에서 생각보다 늦게 눈에 들어온다. 리플렉티브 소재는 스스로 빛을 내지는 않지만, 전조등이나 가로등 불빛을 받으면 빛이 들어온 방향으로 되돌려 보낸다. 그 중에서도 모자는 몸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시야에 들어온다.
리플렉티브 펀칭 캡은 이름처럼 반사 소재가 캡 전체를 감싼 것이 특징이다. 플래시와 만나면 모자 전체가 환히 빛난다. 측면에는 선글라스를 꽂아두는 슬릿이 있어 선글라스를 벗어 모자에 걸 수 있다.
리플렉티브 펀칭 캡 실버 6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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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 전체를 반사 소재로 감싸 빛이 닿으면 밝게 반짝이는 실버 컬러의 러닝 캡. 야간 러닝에서 시인성을 높이면서 가볍게 착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eqr
리플렉티브 펀칭 캡 블랙 핑크 6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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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크라운과 핑크 브림의 대비가 돋보이는 리플렉티브 펀칭 캡. 측면 슬릿에는 러닝 중 벗은 선글라스를 간편하게 꽂아둘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eqr
「샥즈 · 귀를 막지 않는 이어폰」
달릴 때 음악이 빠지면 꽤나 심심하다. 문제는 귀를 막는 순간 도시의 소리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샥즈는 귀를 막지 않는 오픈형 이어폰을 만든다. 귀 바깥에서 소리를 내보내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도 자전거 벨이나 경적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신호와 차와 사람이 뒤섞인 도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야간 러닝에서 특히 쓸모가 있다.
처음 써봤을 때는 이어폰보다 작은 스피커를 귀 옆에 둔 느낌이었다. 소리에 공간감이 있고 귀가 눌리지 않아, 러닝은 물론 일하면서 몇 시간을 끼고 있어도 이질감이 없었다. 오픈형을 써본 적이 없다면 매장에서 한 번 껴보길 권한다. 귀가 얼마나 답답했는지는 귀를 열어본 뒤에야 알게 된다.
오픈핏 프로 36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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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완전히 막지 않는 이어후크형 구조의 샥즈 오픈핏 프로. 러닝 중 음악을 들으면서도 차량과 자전거 등 주변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이미지 출처: 샥즈
귀에 거는 이어후크형 플래그십 모델이다. 오픈형에 노이즈 리덕션을 더했고, 주변 소리를 들어야 할 때는 기능을 끌 수 있다. 앱에서 돌비 애트모스 최적화를 켜면 공간감이 한층 커진다. 땀과 비에 견디는 IP55 등급이며 케이스를 포함해 최대 50시간 재생된다. 달릴 때는 노이즈 리덕션을 끄고 사무실에서는 켜는 식으로 쓰면 된다. 운동과 업무를 이어폰 하나로 해결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오픈닷 2,29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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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바퀴에 집게처럼 거는 이어클립형 오픈 이어폰 샥즈 오픈닷 2. 한쪽 6.4g의 가벼운 무게와 IP57 방수 등급을 갖춰 운동부터 일상까지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샥즈
귓바퀴에 거는 이어클립형으로, 한쪽 무게가 6.4그램이다. 돌비 오디오를 지원하고, IP57 등급으로 방수 성능이 강화되었다. 운동을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 그대로 끼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모양새다. 목에 걸거나 귀에 거는 이어폰이 너무 운동 장비처럼 보여 망설였던 사람이라면 오픈닷 2를 추천한다.
「해가 져도 달린다」
샥즈 오픈닷 2 출시를 기념해 노룰즈 러닝과 함께 진행한 커피런 네트워킹 현장. 러닝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오픈형 이어폰의 활용 방식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패션비즈
퇴근 후 달리러 나서는 시간은 비슷해도, 계절에 따라 마주하는 풍경은 달라진다. 밝던 산책로가 어두워지고, 햇빛 대신 차의 전조등이 눈에 들어온다. 변색 렌즈와 반사 소재 모자, 오픈형 이어폰은 그렇게 달라진 저녁 러닝에 보탬이 된다. 바뀌는 빛에 맞춰 시야를 챙기고, 나의 존재를 알리고,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주변 소리도 들을 수 있도록.
해가 짧아진 만큼 러닝 준비에도 몇 가지를 더해보자. 운동화 끈을 묶고 문을 나서는 즐거움을 11월에도 이어갈 수 있게. 해는 일찍 져도, 퇴근 후 한 바퀴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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