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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주민이 강력 추천하는 파주 전시 데이트 코스

파주 출판단지 전시를 찾는다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기억할 것. 전시 〈오버-필드〉와 북카페, 삼동소바까지 이어지는 하루 코스.

프로필 by 강필선 2026.05.31
파주에서 쉬어가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파주 출판단지에서 전시와 건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다.
  • 자연광이 흐르는 전시장과 1층 북카페, 야외 정원은 전시 관람 후에도 머물기 좋은 여유를 만든다.
  • 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삼동소바 파주운정점까지 함께 들르면 전시와 식사를 모두 즐기는 파주 데이트 코스가 완성된다.

계절의 변화는 늘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듭니다.

차갑던 바람이 어느덧 잦아들고 볕이 제법 따스해진 요즈음, 무작정 걷기보다는 깊은 숨을 내쉬며 나 자신과 마주할 사색의 시간이 절실해지곤 하죠.


파주 출판단지의 고요한 풍경 속에 자리 잡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정신없이 보낸 일주일의 여유를 잠시 찾을 수 있는 장소인데요, 오늘은 로컬 주민만이 아는 이곳의 진면목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매력적인 전시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주변 맛집까지도요.



1. 건축가의 설계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뮤지엄 외관 디자인

뮤지엄 외관 사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뮤지엄 외관 사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주차를 하고 조금만 걸어오면 만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흰색의 세련된 외관이 매력적입니다.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루시자가 설계한 건물은 기하학적인 직선과 대담한 곡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백색의 결정체입니다.


전시관 모형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전시관 모형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건축가는 건축은 빛을 조각하는 일이라고 말했듯, 이 공간은 조명보다는 자연의 빛에 의존해 숨을 쉽니다. 뮤지엄 외부에 통창을 통해 내부 전시를 살짝 엿볼 수도 있는데 그러다 보면 더욱 전시를 직접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전시의 느낌도 내부에 들어와서 직접 눈으로 보는 기대감을 더해주고요.


2. 실내로 들어오면 느껴지는 비움의 미학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화려함을 걷어낸 비움의 미학에 있습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천장과 벽면이 만나는 곡선의 유려함입니다. 천장의 창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은 하얀 벽면을 타고 부드럽게 흐르며, 계절과 시간, 심지어 그날의 구름 양에 따라 공간의 온도를 시시각각 바꿉니다.


전시장을 걷다 보면 작품의 그림자가 조금씩 길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가 도시에서 잊고 지냈던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일깨워줍니다. 시간대에 따라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번만 방문하기 보다는 다른 시간대에 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또 이곳의 매력은 전시실 사이를 이동하는 계단과 복도입니다. 단순히 통로의 기능을 넘어,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문양들이 마치 또 다른 미니멀리즘 작품처럼 다가옵니다. 건축물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면서 이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줍니다.



3. 전시 :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록, '오버-필드'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현재 진행 중인 「미메시스 아티스트 프로젝트 10: 오버-필드」는 뮤지엄의 열 번째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합니다.


‘오버-필드’라는 제목은 단순히 캔버스라는 물리적 틀인 필드에 갇히지 않고, 작가들만의 관념적이고 내면적인 영토를 어떻게 확장하고 넘어서는지를 상징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매체와 시선으로 그 경계 너머를 이야기합니다.


박주애 작가

박주애 작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피어나는 애증, 그리움, 그리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시각화합니다. 마치 조각보를 잇듯 헝겊과 실을 활용해 정성스레 엮어낸 작품들은, 우리 내면의 겹겹이 쌓인 감정의 층들을 투영하는 듯하며 작품의 소재가 재밌습니다.


전소하는 꿈과 낙하하는 별의 배꼽, 2025, 박주애 작가 작품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전소하는 꿈과 낙하하는 별의 배꼽, 2025, 박주애 작가 작품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박주애 작가 인터뷰 하는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박주애 작가 인터뷰 하는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가 주는 따스함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감각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잊고 있던 개인의 서사를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어두운 느낌도 드는데 추상화적인 표현으로 작가 깊은 내면의 어두움을 그림으로 표현한 느낌도 들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박주애작가의 그림은 개인의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져 보는 내내 마음이 살짝 아프게 했습니다.


손승범 작가

손승범 작가는 우리 주변의 지극히 평범한 존재들이 어떤 특별한 순간에 기념비적인 대상으로 변화했다가, 다시 서서히 스러져가는 ‘부재의 미학’을 포착합니다. 그의 작품 속 사물들은 명확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을 풍깁니다.


3층에 있는 손승범 작가의 그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3층에 있는 손승범 작가의 그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이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자,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 곁에 현존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조용히 웅변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풍경들이 얼마나 찬란한 찰나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손승범작가의 작품은 2층과 3층에 이어서 전시가 되니 꼭 3층에 있는 작품까지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3층에서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민아 작가

조민아 작가는 삶의 층층이 쌓인 레이어를 통해 개인의 작은 서사가 어떻게 사회적 연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동양화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구성이 어우러진 그녀의 작품들은 독특한 색감과 밀도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조민아 작가의 그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조민아 작가의 그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색감이 따뜻하여 감상하는 내내 웃음이 피어났는데요, 캔버스 위에 겹쳐진 선과 면들은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인연의 그물망처럼 보이기도 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사색적으로 그려냅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조금 다르게 개인의 고립과 연결이라는 주제를 화사한 색감과 이중적인 구성으로 색다르게 표현하여 놀라웠습니다.



4. 전시 후에도 이어지는 행복찾기

혼자서 이 광활한 백색의 공간을 유영하며 작품과 대화해도 좋고, 소중한 이와 함께 나직한 목소리로 감상을 공유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습니다. 특히 제가 방문한 시간대가 오후 2시 이후였는데 연인 혹은 혼자서 전시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마치 또 다른 그림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뮤지엄 내부 1층 북카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뮤지엄 내부 1층 북카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또 다른 매력은 전시를 마친 후 마주하는 1층 북카페와 탁 트인 정원입니다.


출판사 열린책들이 운영하는 곳 답게 많은 도서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높은 층고와 통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의 정원은 사색을 이어가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이제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도 참 좋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북 카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2층에서 내려다 본 북 카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필자가 다른 관람객들처럼 의자에 앉아 여유를 즐겨봤는데 마침 연인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따뜻한 햇살아래에서 녹색의 식물 사이의 두 사람의 미소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저처럼 혼자 온 방문객이라면 카페에 비치된 책 한 권을 꺼내 들어 독서를 한다거나 전시에서 받은 영감을 수첩에 적어보며 진정한 나만의 시간을 완성해보시길 권합니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머무는 공간과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의 결에 있다는 것을 이 뮤지엄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로컬 주민들에게 이곳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곳을 넘어, 지친 마음을 정화하고 다시 일상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얻는 안식처였습니다.



[주변 맛집] 전시 보고 꼭 가야 하는 식당 '삼동소바 파주운정점'

삼동소바 외관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삼동소바 외관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예술로 머리와 가슴을 충만하게 채웠다면, 이제는 정갈한 한 끼로 몸의 감각을 따스하게 깨워줄 차례입니다. 뮤지엄의 여운을 간직한 채 차로 10~15분 정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삼동소바파주운정점’은 돈까스와 소바, 우동 삼색 매력을 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삼동정식 사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삼동정식 사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이곳의 시그니처인 ‘삼동정식’은 자가제면 방식을 고집하여 메밀 특유의 향과 쫄깃한 식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전통적인 맷돌 방식으로 제분한 메밀면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올라옵니다.


진한 가다랑어 육수에 무즙과 고추냉이를 취향대로 풀어 적셔 먹는 소바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정돈해 줍니다. 여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으로 꽉 찬 돈까스가 곁들여져 단짠바삭의 완벽한 조화를 선사합니다.


로컬 주민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맛뿐만 아니라 쾌적한 시설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는 미술관에서의 감흥을 깨지 않고 이어가게 해줍니다. 각 테이블마다 비치된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며, 귀여운 서빙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주는 모습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줍니다.


혼밥을 즐기는 분들을 위한 좌석 배려도 잘 갖춰져 있어 어떤 구성으로 방문해도 부담이 없습니다. 다만,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대기가 필수라는 점! 잊지 말아주세요.



5. 파주전시와 맛집 탐험을 마치며

전시를 즐기고 있는 필자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전시를 즐기고 있는 필자의 모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부드러운 곡선 사이를 거닐며 전시제목처럼 ‘오버 필드’를 느끼고 정성 가득한 소바 한 그릇으로 우리의 피로를 녹여내는 봄날의 나들이. 당신의 여유를 채워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주말 파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따스한 햇살, 그리고 그 따스함이 유려한 곡선을 따라 이어지는 뮤지엄. 그곳의 매력적은 작가들의 작품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이 코스가 스트레스와 지침으로 에너지바가 바닥인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일상의 소음을 잠시 끄고, 오직 빛과 예술, 그리고 미각에만 집중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기다려온 진정한 힐링일 것입니다.


ESQUIRE CLUB MEMBER
강필선
배우/MC/도슨트
매일, 매순간 반짝이는 창작으로 충만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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