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도 살짝 보고 가실래요?
연말을 기다리게 하는 '특별한 케이크' 5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한 해의 마지막 식사를 고르는 기준
연말이 가까워지면 약속이 늘고, 그만큼 어디서 먹을지 정하는 일도 늘어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식사만큼은 제대로 된 곳에서 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다녀온 파인다이닝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을 소개한다. 일식, 프렌치, 소고기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보길 바란다.
파인다이닝은 가격대가 있는 만큼 실패했을 때 아쉬움도 크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디가 가장 좋은가'보다 '어떤 취향에 맞는가'를 기준으로 골랐다. 일식을 좋아한다면 청담동, 프렌치를 느끼고 싶다면 명동, 제대로 된 소고기를 먹고 싶다면 마장동과 해운대다. 연말 식사 장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세 곳 중에서 취향이 가리키는 쪽을 고르면 된다.
1. 무니
긴 카운터와 오픈 키친을 중심으로 꾸민 청담 무니의 공간. 화려한 장식 대신 절제된 분위기와 도자기 디테일이 어우러져 식사에 집중하기 좋은 첫인상을 만든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일식을 좋아한다면 가장 먼저 꼽을 곳은 청담동의 무니다. 화려한 청담동 거리에서 한 블록 안쪽 골목에 있어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특히 무니를 방문했던 날이 비가 오던 날의 밤이었던 터라,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는 지 몇 번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조용하고 절제된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긴 카운터를 중심으로 한 미니멀한 공간이 나온다. 파인다이닝이라고 하면 화려한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만, 무니는 그렇지 않다.
오픈 키친 뒤 벽면에는 셰프가 오랫동안 모아온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다. 요리는 정통 가이세키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다르지만, 제철 식재료를 쓰는 방식과 담음새에서 전통적인 미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일본과 한국의 식재료를 함께 쓰면서도 계절의 본질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오마카세다.
요리에 맞는 사케를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코스에 사케를 곁들여보길 권한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1스타를 받은 곳으로, 일식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연말 자리를 권할 때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다. 카운터 자리도 있지만 룸도 따로 있어 프라이빗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도 좋다.
코스 후반에 따뜻하게 제공되는 무니의 솥밥. 식사가 끝난 뒤 남은 솥밥을 따로 포장해줄 만큼 세심한 서비스까지 기억에 남는 곳이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특히, 꽤나 양이 많아 코스 말미에 나온 솥밥을 다 먹지 못했는 데, 집에 가서 꼭 챙겨먹으라며 남은 솥밥과 더불어서 코스에는 없던 일식 카레를 따로 포장해서 주셨다. 세심한 배려가 기억에 남던 곳이었다.
2. 라망 시크레(L’Amant Secret)
붉은 벽과 조명, 클래식한 가구가 어우러진 라망 시크레의 다이닝룸.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서 명동을 내려다보며 로맨틱한 분위기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프렌치를 느끼고 싶다면 명동의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 있는 라망시크레로 가면 된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비밀스러운 연인'이라는 뜻이다. 호텔 전체가 프랑스 디자이너가 벨에포크 스타일로 꾸민 공간이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라망시크레는 공간 전체에 붉은 톤이 감돌아,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 이름 그대로 로맨틱해서,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특별한 자리에 왔다는 기분이 든다.
주방은 2018년 오픈부터 손종원 셰프가 이끌고 있다고 한다.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한국의 제철 재료에 프랑스 요리의 기술을 접목해, 신선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요리를 내놓는 것이 특징이었다. 분명 프랑스 요리인데 집 앞 시장에서 본 것 같은 제철 재료가 더해져있는 재미가 있었다. 2021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1스타를 받은 뒤 지금까지 이름을 올려왔다.
한국의 제철 재료를 프렌치 기법으로 풀어내 정교하게 플레이팅한 라망 시크레의 코스 요리. 한 접시마다 이야기와 계절감을 담아 눈과 입을 함께 즐겁게 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한국의 제철 재료를 프렌치 기법으로 풀어내 정교하게 플레이팅한 라망 시크레의 코스 요리. 한 접시마다 이야기와 계절감을 담아 눈과 입을 함께 즐겁게 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이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플레이팅이다. 접시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고, 음식마다 담긴 이야기를 접시 위에 풀어낸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눈으로 먼저 즐기고 입으로 한 번 더 즐기는 식사였다. 26층이라 창밖으로 명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잘 어울린다.
기념일이나 연말 모임 장소로도 잘 맞는다. 다만 방문했던 당시에도 유명한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손종원 셰프의 유명세가 더해져 예약이 더 어려워졌다. 이 점이 유일한 단점이다.
3. 본앤브레드(Born & Bred) 마장동·해운대
짙은 컬러와 ‘BORN & BRED’ 로고가 인상적인 마장동 본점의 입구. 층마다 다른 콘셉트로 운영돼 버거와 스테이크부터 한우 맡김차림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제대로 된 소고기를 먹고 싶다면 본앤브레드를 추천한다. 마장동 본점과 해운대점을 모두 다녀왔고, 두 곳 모두 추천한다. 본앤브레드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한우 유통업을 해온 집안의 정상원 대표가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부위를 접하며 쌓은 경험이 바탕이 되었고, 마장동에서 유통되는 한우 중에서도 다시 엄선한 최상급만 내놓는다. 한우를 부위별로 즐기는 한우 오마카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두툼한 스테이크 컷과 얇게 썬 한우를 각각 담아낸 본앤브레드의 한우. 엄선한 최상급 한우를 여러 부위와 방식으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두툼한 스테이크 컷과 얇게 썬 한우를 각각 담아낸 본앤브레드의 한우. 엄선한 최상급 한우를 여러 부위와 방식으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마장동 본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층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2층에서는 시그니처 버거와 스테이크 컷, 한국식 구이용 특수 부위까지 원하는 무게로 골라 먹을 수 있고, 층별로 코스 전문 공간과 맡김 코스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방문 전에 원하는 방식을 미리 정해두면 선택이 쉽다.
나는 저녁에 지하 1층의 맡김차림 코스를 다녀왔다. 한우 맡김차림이라는 형식을 내세운 곳 가운데 대표격으로 꼽히는 곳이고, 나에게는 한우를 맡김차림으로 즐긴 거의 첫 경험이었다. 가격은 만만치 않았지만,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영화 킹스맨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압도적이었다. 분위기부터 식사까지 가격이 납득되는 곳이었다.
긴 카운터를 중심으로 여유롭게 구성한 본앤브레드 해운대점의 맡김차림 공간. 마장동보다 넓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한우 코스를 즐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부산을 간다면 해운대점도 놓치지 않길 권한다. 파라다이스호텔 지하 1층에 있고, 매일 경매에서 최상급 암소만을 들여와 내놓는다고 했다. 나는 해운대에서 런치 맡김차림을 먹었는데, 점심 코스인데도 구성이 충분히 알찼다. 같은 한우를 여러 부위와 조리법으로 보여주는 구성이어서, 한우 맡김차림이 왜 하나의 장르가 되었는지 이해가 됐다. 맡김차림을 하는 공간은 마장동보다 한결 여유롭고 넓다.
셰프가 직접 한우를 구워 완성하는 본앤브레드 해운대의 맡김차림. 최상급 한우를 정교한 굽기와 다양한 조리법으로 선보여 연말 특별한 식사로 잘 어울린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셰프가 직접 한우를 구워 완성하는 본앤브레드 해운대의 맡김차림. 최상급 한우를 정교한 굽기와 다양한 조리법으로 선보여 연말 특별한 식사로 잘 어울린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두 곳 모두 고기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고기를 정성스럽게 잘 구워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위기도 좋고 고급스러워서 누군가를 대접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양이 많은 편이라 속을 적당히 비우고 가는 것이 좋다.
취향대로 고르는 마지막 식탁
세 곳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연말에 어울렸다. 무니는 절제된 공간에서 제철 재료를 따라가는 식사였고, 라망시크레는 공간과 접시가 함께 완성되는 식사였다. 본앤브레드는 고기 자체의 힘으로 승부하는 식사였다. 올해 마지막 식사를 어디서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일식과 프렌치와 소고기 중 지금 가장 먹고 싶은 쪽을 고르면 된다.
파인다이닝으로 연말을 마무리하면 좋은 이유는 음식뿐만이 아니다. 좋은 재료와 정성 어린 플레이팅은 기본이고, 식사 내내 이어지는 세심한 접객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한 해를 보내며 지치고 힘들었던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대접받는 자리에 앉아보는 것, 파인다이닝이 연말에 어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를 위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다. 올해의 마무리는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삭제하시겠습니까?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오늘의 퀴즈 기사 공유하기
오늘의 퀴즈 기사 공유하기
#현진, #주우재, #침착맨, #카를로크로코, #bts, #진, #에스쿱스, #제이든스미스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댓글쓰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