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도 살짝 보고 가실래요?
그냥 콩국수 말고, 별미 콩국수 4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계절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들이 조금 달라집니다.
무겁던 음식보다는 가벼운 재료를 찾게 되고, 강한 맛보다는 은은한 향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유를 찾기보다는 그날의 기분에 맞는 선택을 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이 계절에는 설명 없이도 고르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나리와 호지차입니다. 눈에 띄게 강한 존재는 아니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자주 찾게 됩니다.
미나리는 익숙한 재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고기 옆에 놓이거나 국에 들어가는 재료로 기억됩니다. 다만 최근에는 미나리를 중심에 두는 방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접시 위에서 미나리의 향을 그대로 살리는 조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나리를 씹을 때 올라오는 향과 물기 있는 식감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분명한 인상을 남깁니다. 가볍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단순하게 끝나지 않는 맛입니다. 그래서인지 봄이 되면 미나리를 찾게 됩니다.
용산 능동 미나리 / 이미지 출처: 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
용산의 능동 미나리는 미나리를 중심에 두는 방식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빕 구르망에 선정된 담백한 곰탕 국물 위에 미나리 향이 자연스럽게 올라옵니다. 미나리를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재료로 사용하는 방식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남동 풀 뜯는 돼지 / 이미지 출처: 다이닝코드
연남동의 풀 뜯는 돼지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미나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미나리는 익숙한 조합이지만, 기름과 향이 섞이면서 균형이 맞습니다. 귀한 청도 특허 미나리를 원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호지차는 미나리와는 다른 결이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마시면 조용한 인상을 남깁니다. 녹차보다 부드럽고, 커피보다 자극이 적습니다. 몇 번 마시다 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됩니다.
찻잎을 강한 불로 볶아 만든 호지차는 떫은맛의 원인이 되는 카테킨 함량이 줄어들면서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입니다. 볶은 곡물이나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향이 더해져 부담 없이 마시기 좋습니다.
최근에는 배전도에 따라 풍미를 구분해 즐기는 방식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2026년 주목해야 할 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호지차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강남 차텐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등록 사진(차텐)
강남의 차텐은 호지차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차로 마시는 것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안미츠 같은 디저트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차가운 디저트를 한 입 먹고 따뜻한 호지차를 마시는 조합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구수한 향이 단맛을 방해하지 않고 균형을 맞춥니다.
마포 티노마드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등록 사진(티노마드)
마포의 티노마드는 차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본차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 상 차림과 함께 호지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첫 잔 이후에는 직접 물을 떠 차를 우려 마시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이 과정이 시간을 조금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화과자나 떡과 함께 곁들이는 구성도 자연스럽습니다.
글을 마치며
미나리와 호지차는 강하게 드러나는 선택은 아닙니다. 다만 유독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자극적인 것보다 오래 남는 것, 빠른 것보다 천천히 이어지는 것에 마음이 기울 때입니다. 미나리의 향은 한입 뒤에 은근하게 남고, 호지차의 온도와 구수함은 한 모금 뒤에 조용히 이어집니다. 둘 다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주기보다 천천히 익숙해지며 취향 안으로 들어온다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미나리와 호지차는 단순히 계절 재료나 유행하는 메뉴로만 남지 않습니다. 한 끼 식사 위에 올라온 미나리 한 줌, 하루를 마무리하며 마시는 따뜻한 호지차 한 잔처럼 크지 않은 변화가 오히려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미나리와 호지차가 매력적인 이유는 특별해서라기보다 일상 안으로 무리 없이 스며든다는 데 있습니다. 과한 설명 없이도 다시 찾게 되고, 한 번 좋다고 느끼면 시간이 지나도 계속 떠올리게 됩니다. 식탁 위에서는 미나리가 입맛을 환기하고, 하루의 리듬 안에서는 호지차가 속도를 한 번 늦춰 줍니다. 서로 전혀 다른 자리에서 놓이지만, 부담 없이 기분을 정돈해준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계절이 바뀔 때 찾게 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맛이 아니라 지금의 몸과 기분에 잘 맞는 감각인지도 모릅니다.
눈에 띄는 유행이나 강한 자극보다,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취향이 더 반갑게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미나리와 호지차는 바로 그런 선택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분명한 인상을 남기고, 가볍지만 쉽게 지나가지 않는 것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나는 취향이 아니라, 자꾸만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결국 오래 남게 되는 취향에 더 가깝습니다.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삭제하시겠습니까?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우도환, #이상이, #성시경, #박보검, #이종석, #정경호, #조나단앤더슨, #윈터, #김우빈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댓글쓰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