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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픈한 서울 라이브 재즈 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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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의 서울은 묘하게 지쳐 있다.
한 주의 피로와 주말의 기대가 중첩되는 시간. 퇴근 시간의 지하철과 끝없이 울리는 메신저 알림 사이에서 사람들은 휴식과 전환을 꿈꾸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또 다른 일정들로 하루를 채우기 바쁘다. 그래서 요즘은 여행의 기준이 조금 달라졌다. 얼마나 멀리 떠나는가 보다, 어떻게 다른 호흡으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지가 중요해졌다.
서울역 플랫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강릉행 KTX다. 서울역에서 두 시간 남짓.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지만 공기의 결은 꽤 다르다. 기차에 올라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창밖을 보기 시작하면 도시의 속도도 천천히 멀어진다. 기차 여행의 좋은 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생긴다는 것.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여백이 의외로 귀한 법.
KTX 좌석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매거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당일치기라면 토요일 오전 기차가 좋다. 점심 무렵 안목해변에 도착하면 하루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바다 앞 카페에 앉아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 일. 파도와 물결에 시선을 멈추는 일.
사실 별것 아닌 장면이지만 서울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쉽지 않은 시간이다. 강릉은 평범한 순간을 조금 더 특별하게, 그리고 같은 시간도 길게 늘어뜨리는 도시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 창가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도 에이엠브레드앤커피
점심은 굳이 유명 맛집 위주로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다. 비워냄을 위한 여행에서도 효율을 따지기 시작하면 결국 다시 도시의 템포로 돌아가게 된다. 오히려 강릉에서는 동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에 맡겨보자. 그렇게 찾은 장소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오후에는 사천해변이나 순포해변 쪽으로 조금 벗어나보는 걸 추천한다. 관광지의 소음이 옅어질 즈음부터 강릉의 진짜 매력이 시작된다.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 사이를 걷다 보면, 서울에서는 오래 잊고 지냈던 감각들이 돌아온다.
안목해변의 노을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해가 내려앉기 시작하면 바에 들러 하루를 정리해보자. 조도를 낮춘 공간, 잔잔한 음악, 상쾌한 진 베이스 칵테일이나 바다의 공기를 머금은 위스키 한 잔 정도면 충분하다. 좋은 휴식은 거창한 이벤트보다 잠시 다른 온도 속에 잠시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LP와 칵테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LP와 칵테일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돌아오는 저녁 KTX 안은 늘 조금 조용하다. 많이 움직여서라기보다, 잠깐 다른 삶의 템포를 경험하고 돌아오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쉼은 이런 게 아닐까.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월요일이 다시 시작되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도시의 속도로 돌아간다. 그래도 가끔은 기억하게 된다. 바다 앞에 오래 앉아 있던 오후와 천천히 흘러가던 강릉의 공기를.
어쩌면 강릉 여행의 매력은 무언가를 많이 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바다 앞에 앉아 오래 멍하니 있고, 낯선 동네의 골목을 천천히 걷고, 저녁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하루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이 도시는 지친 일상에 작은 쉼표를 찍어준다. 다음 주말, 거창한 계획 대신 강릉행 기차표 한 장을 준비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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