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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야구장 '직관' 이렇게 해보세요

폭염과 장마에도 야구장을 찾게 되는 이유. 사직구장의 응원과 먹거리, 여름 직관 필수 팁까지 부산 야구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프로필 by 현빈 2026.07.25
여름은 덥지만, 야구장은 그보다 뜨겁다
  • 여름 사직구장에서 직접 경험한 롯데 자이언츠 직관과 부산 야구 문화의 매력
  • 여름 야구장 필수 준비물부터 사직구장 주변 맛집, 구장 먹거리
  • 부산 갈매기 응원과 외야의 열기, 한여름에도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

특정 지역에 태어남으로 인해 정해지는 것들이 많다. 말투와 식성, 그리고 좋아하는 야구팀까지. 그렇게 우리는 가슴 속에 좋아하는 팀 하나 새겨놓고 팬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겨울이 끝날 때쯤, 야구팬들은 옷장을 열어 유니폼을 꺼낸다. 계절을 이을 경기를 떠올리며.


서울에 지내며 다른 지역에 연고를 둔 팬으로 살아가는 건 외롭고 정겨운 일이다. 평소에 지역의 유대를 가질 일이 없지만, 지방 팀이 서울에서 경기를 하면 평소에 듣지 못했던 사투리들을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다. 젊은 시절 상경한 청년이 아빠 엄마가 되어, 아들딸과 함께 잠실구장에서 롯데 경기를 보는 모습. 나는 그 장면을 특히 사랑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사직구장 외야에서 바라본 경기장 전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사직구장 외야에서 바라본 경기장 전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6월이 끝나갈 무렵, 부산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마침 주말 경기가 있었고, 팬이 많은 롯데 자이언츠와 엘지 트윈스의 매치답게 표는 이미 전석 매진이었다. 그럼에도 1시간 동안 새로고침을 한끝에, 외야 두 자리의 취소표 예약에 성공했다. 만약 표를 구하지 못했다면 경기 두세 시간 전에 롯데 자이언츠 앱을 자주 둘러보거나, 티켓베이 앱을 통해 구해보는 걸 추천한다.



야구장에 오기 전, 사직동을 먼저 알아두자

경기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붐비는 사직구장 앞 거리.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경기 시작 전부터 사람들로 붐비는 사직구장 앞 거리.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경기 전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사직구장 기념품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경기 전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사직구장 기념품샵.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사직구장의 주말 경기는 자주 매진된다. 부산 사람들이 롯데 야구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부산 여행을 겸해서 원정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많다고 느낀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의 사직동은 다양한 유니폼과 맥주를 들고 웃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사직동은 다른 야구장에 비해 접근성이 매우 좋은 편이다. 3호선 사직역이 경기장 10분 거리에 있고, 서면과 광안리에서 오는 많은 버스가 사직구장 앞을 지난다.


또한, 사직구장 앞 번화가에는 음식점과 술집이 가득해서 야구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더욱 인파로 붐빈다. 구장 건너 맛집을 찾고 있다면 경기 전에는 주문진 막국수를, 경기 후에는 승리의 통닭과 뜯갈비에 방문하시는 걸 추천한다. 특히, 경기가 지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7회쯤 경기장을 빠져나와 저녁 식사를 하러 가곤 한다. 웨이팅을 조심하자.



여름에 야구장에 간다면

해 질 무렵 더욱 아름다운 야구장의 풍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해 질 무렵 더욱 아름다운 야구장의 풍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해가 길어진 6월부터 9월까지의 야구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뜨겁다. 여름 경기가 시작하는 6시~6시 반에는 말 그대로 해가 중천에 떠 있고, 입장을 기다리고 음식을 살 때에도 야외일 경우가 많아 매우 덥다.


그렇기에 시원한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시원한 물과 음료는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 맥주도 좋지만 과도한 음주는 탈수를 일으킬 수 있기에 조심하자. 손선풍기와 넥밴드 선풍기가 있다면 반드시 챙기자. 냉감 수건을 목에 걸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해를 바라보며 앉는 자리에는 7시 너머까지 빛이 들어온다. 그러므로 빛을 막을 선글라스와 부채는 필수이다. 다만, 양산이나 우산의 경우에는 뒷자리의 시선을 가릴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팁을 드리자면, 잠실과 사직구장은 3루 내야와 외야 자리를 바라보고 해가 떨어진다.



야구 보는 날, 점심은 가볍게 먹을 것


사직구장에서 꼭 먹어봐야 할 송헌집 델리 소시지. / 이미지 출처: 송헌집 델리 인스타그램

사직구장에서 꼭 먹어봐야 할 송헌집 델리 소시지. / 이미지 출처: 송헌집 델리 인스타그램

직관 메뉴로 꾸준히 사랑받는 보영만두 세트.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직관 메뉴로 꾸준히 사랑받는 보영만두 세트.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사직구장의 하이라이트는 음식이다. 야구장 앞에서 다양한 음식을 포장해서 들어갈 수도 있고, 구장 안에 있는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음식을 바로 가져갈 수도 있다. 또한, 곳곳에 붙여진 QR을 통해 구장 안 음식점들의 메뉴와 대기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미리 주문하고 완성된 시간에 맞춰 픽업할 수 있다.

직접 먹어본 음식 중에 두 가지를 추천드릴 음식은 송헌집의소세지와 보영만두의 쫄면이다. 송헌집은 광안리에 본점을 둔 떡갈비 가게의 분점이며, 소세지 단일 메뉴로 2개씩 판매한다. 대기가 길 수 있으므로 미리 주문해야 하며, 소세지를 받은 후 옆에 비치된 산초가루와 김치 시즈닝을 듬뿍 뿌려야 한다. 산초 가루가 낯설 수 있지만, 육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꼭 뿌리는 것을 추천드린다.


보영만두는 야구장 내 3루 내야 2층과 3루 외야 2층에 2개가 있으며, 좌석과 웨이팅을 고려하여 지점을 선택하면 된다. 만두와 쫄면이 함께 나오는 세트를 시키면 두 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며, 그 둘의 조합이 상당하다. 안 매운맛, 중간맛, 매운맛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매운맛은 신라면보다 매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등에 생맥주를 들고 좌석을 오가는 판매원분들이 계신다. 그 시원한 생맥주를 꼭 한번 마셔보자. 왜 여름에 야구장에 오는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을 것이다.



힘차고 얼큰한 사직구장의 응원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플래시 응원은 여름 직관의 하이라이트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플래시 응원은 여름 직관의 하이라이트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롯데의 응원은 다른 팀보다 조금 더 신나고 과격하다. 예전부터 그랬다. 부산 갈매기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불려 온 곡으로, 7회가 되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관중 전체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부르는 전통이 있다. 한때 저작권 문제로 공식 사용이 금지됐던 시기도 있었는데, 2023년 저작권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며 사직에 다시 울려 퍼지게 됐다.


부산 갈매기와 함께 롯데의 3대 응원가로 꼽히는 곡이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승리의 롯데다. 조용필의 대표곡을 응원가로 개사한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사용된 곡으로, 롯데 팬이라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두 번째 응원가다. 원정 경기에서는 이 세 곡을 메들리로 이어 부르기도 하는데, 약 10분에 걸쳐 이어지는 그 흐름이 롯데 원정 응원만의 분위기를 만든다.


아웃송선수 개인 응원가 응원의 재미를 더욱 올려준다. 롯데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지는 아웃송은 일명 ‘나팔송’으로, 상대 팀의 아웃 시옆사람 모두가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해당 선수의 응원가가 나오는데, 롯데 선수들의 응원가는 중독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사직구장을 딱 한 번만 방문해 보라. 경기가 끝나도 꼭 노래 하나는 귀에 맴돌 것이다.


끝없는 희망과 계절을 넘는 기대

한마음으로 응원가를 부르는 사직구장의 순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한마음으로 응원가를 부르는 사직구장의 순간.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야구라는 스포츠에서는, 경기 한두 번보다 긴 흐름이 더 중요하다. 계속 지다가도 한두 번 이기며 느끼는 희열,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기세, 응원과 희망이 선수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 밝음과 어두움을 교차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팬이 많은 엘지와 롯데의 경기를 엘롯라시코라고 부르곤 한다. 이 매치에서 자주 롯데가 지곤 하지만, 이번 3경기 중 롯데가 2번을 이겼다. 어느 때보다 사직구장이 시끄러웠다.


야구장에서는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승리를 소망한다. 같은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어깨동무하고 춤을 춘다. 전승된 의례도 아니고 무료 공연도 아니다. 모두가 좋아서, 시간을 내서 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야구장에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내 응원이 당신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당신의 힘이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잘 해내길 바라면서. 진다면 극복하고 다음에 이기고, 승리한다면 기쁨과 함께 나를 승리 요정이라 칭하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당신이 내년에도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며.


당신이 진짜 야구와 응원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한 여름을 느끼고 싶다면 부산 여행을 하며 사직구장을 한번 방문해 보자. 분명 덥고 습하겠지만, 푸른 하늘 아래 섞인 음악과 음식과 사람 안에서 조금이라도 행복할 것이다.


우리 함께 여름을 피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마주해 보자.

ESQUIRE CLUB MEMBER
현빈
콘텐츠 에디터
다정한 생각과 단단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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