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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지중해. 올여름 가장 많이 회자된 두 장의 여름 사진이 찍힌 곳입니다. 한쪽에는 뮤직비디오를 찍는 제니가, 다른 쪽에는 이비자를 비롯한 여러 섬을 도는 페기 구가 있었어요. 두 아이콘이 올여름 바캉스룩에서 꺼내 든 키워드는 단 세 가지. 아일렛 원피스, 린넨 셔츠, 크로셰 아이템입니다.
<Less than a Lover> 제니, 아일렛 원피스
아일렛 자수 톱을 미니 원피스처럼 연출해 청량한 서머 무드를 완성한 제니 / 이미지 출처 : 제니 뮤직비디오 <Less than a Lover>
7월 말, 제니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공개됐습니다. 촬영지는 스페인. 흰 벽의 해안 마을과 자갈 해변, 오후의 역광. 그 안에서 여러 벌의 바캉스룩이 지나가는데, 한 벌이 유독 오래 남습니다. 화이트 미니 원피스. 그런데 그건 원피스가 아니었습니다. 스칼 스튜디오(SKALL Studio)의 아일렛 자수 톱. 상의로 만들어진 옷을 아일렛 원피스처럼 입어낸 거죠. 공개 직후 문의가 폭주했다고 합니다.
퍼프 숄더의 컷 오프 원피스로 바캉스룩을 완성한 제니 / 이미지 출처 : 제니 뮤직비디오 <Less than a Lover>
두 번째 룩은 퍼프 숄더의 컷 오프 원피스. 어깨에서 부풀었다가 허리에서 한 번 접히고, 아래로는 러플이 층층이 쌓여요. 아일렛이 구멍으로 여백을 만들었다면 이쪽은 볼륨으로 몸과 옷 사이를 띄웁니다. 같은 화이트인데 인상이 전혀 다른 이유죠. 바다를 등지고 앉은 한 컷에서, 부풀린 소매가 바람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블랙 스윔웨어 위에 화이트 셔츠를 걸쳐 커버업으로 연출한 제니 / 이미지 출처 : 제니 뮤직비디오 <Less than a Lover>
세 번째는 요트 위입니다. 블랙 스윔 웨어에 화이트 셔츠 한 장. 단추는 잠그지 않고 어깨에서 흘러내린 채로 뒀어요. 셔츠는 햇빛을 한 겹 걸러주고, 앉은 자세를 따라 자연스럽게 접힙니다. 스윔 웨어 위에 셔츠를 걸치는 이 방식은 뒤에서 페기 구가 다시 꺼내 드는 공식이기도 합니다.
지중해를 도는 페기 구, 린넨과 크로셰
화이트 린넨 스커트에 스카이블루 비키니 톱을 매치한 페기 구의 이비자 바캉스룩 / 이미지 출처 : 페기 구 인스타그램 @peggygou_
걸리의 반대편에는 페기 구가 서 있습니다. 6월 이비자, 8월 사르데냐, 8월 말 프랑스 르투케. 지중해에서 남긴 페기 구의 바캉스룩 사진에선 린넨의 매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 린넨 스커트에 스카이블루 비키니 톱 하나로.
라임 그린 오버사이즈 린넨 셔츠를 스윔웨어 위에 커버업으로 활용한 페기 구 / 이미지 출처 : 페기 구 인스타그램 @peggygou_
두 번째는 실내로 들어온 뒤입니다. 라임 그린 오버사이즈 린넨 셔츠를 스윔 웨어 위에 그대로 걸쳤어요. 단추는 아래쪽만 잠근 채 어깨는 흘려두었고요. 제니가 요트 위에서 화이트 셔츠로 했던 것과 같은 방법입니다. 다른 바다, 다른 장면인데 셔츠를 쓰는 문법은 같아요.
그레이 슬립 원피스에 플로럴 자수와 프린지 밑단을 더한 페기 구의 선셋 룩 / 이미지 출처 : 페기 구 인스타그램 @peggygou_
해가 완전히 기울면 옷이 바뀝니다. 그레이 슬립 원피스에 플로럴 자수, 밑단에는 손으로 엮은 듯한 짜임이 술처럼 늘어져 있어요. 크로셰 계열의 프린지 마감입니다. 페기 구의 하루는 낮의 린넨 셔츠와 밤의 크로셰 아이템으로 나뉩니다.
아일렛·린넨·크로셰, 바캉스룩 연출법
아일렛 — 원피스
제니처럼 톱을 원피스로 입고 싶다면 기장이 관건이에요. 오버사이즈로 골라 어깨선을 흘러내리면 기장이 확보되면서 실루엣도 여유로워집니다. 비침이 부담스러우면 이너를 같은 톤으로 맞추고, 벨트 하나면 원피스로 읽히는 비율이 나와요. 신발에서 무드가 갈립니다. 플립플롭이면 힘을 뺀 내추럴 서머 룩, 플랫 슈즈면 로맨틱한 쪽. 여기에 라피아 백과 선글라스를 얹으면 휴양지 정서가 완성되죠.
린넨 — 셔츠
냉방 강한 실내에서는 아우터, 스윔웨어 위에서는 커버업, 벨트 하나 더하면 셔츠 원피스. 한 벌로 세 벌을 해내니까 캐리어가 가벼워집니다. 컬러는 화이트가 제일 오래가요. 유행을 안 타서 한장으로 여름을 나죠. 반대로 라임이나 머스터드 옐로처럼 채도 높은 색은 그날의 포인트가 되고, 카키나 그레이는 도시 쪽으로 기울고요. 핏은 한 사이즈 크게. 소매를 한두 번 무심하게 걷어 올리는 것만으로 공들인 인상이 생깁니다.
크로셰 — 쇼츠와 커버업
고를 때 볼 건 하나예요. 짜임이 탄탄한가. 성글게 짠 크로셰는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 늘어납니다. 특히 쇼츠처럼 무게를 받는 하의는 형태가 먼저 무너져요. 진열대에서 예뻐 보이는 건 성근 쪽인데 오래 입는 건 촘촘한 쪽입니다. 입을 때는 혼자 쓰기보다 매끈한 소재 위에 얹는 편이 낫습니다. 린넨 셔츠에 크로셰 쇼츠, 데님에 크로셰 크롭 톱, 시폰 톱에 크로셰 베스트. 상의는 최대한 덜어내는 편이 낫고요.
3박 4일 캐리어
아일렛 원피스 한 벌, 린넨 셔츠 한장, 크로셰 아이템 하나. 여기에 탱크톱과 스윔 웨어를 더하면 낮과 저녁이 모두 커버돼요. 캐리어 한 칸으로 여름을 나는 조합이죠.
글을 마치며
걸리하거나 쿨하거나. 제니와 페기 구가 보여준 건 두 개의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방법이었습니다. 시간에 따라 소재를 바꿔 입는 것. 올여름 바캉스룩은 그렇게 하루 안에서 자리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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