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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엔 빨간 맛! '이 신발'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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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하늘과 초록빛 산 사이로 밝은 태양이 떠오르는 작품. 강렬한 색의 대비가 몽환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매년 9월이면 서울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세계적인 아트 플랫폼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나란히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두 아트페어는 각각 20여 년의 역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서울을 아시아 미술시장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매김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프리즈 서울이 다섯 번째, 키아프 서울이 25번째를 맞이하는 해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감각적인 예술의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프리즈 서울: 세계 3대 아트페어의 서울 정착기
관람객이 둘러싼 전시장 한가운데서 두 퍼포머가 움직임을 선보이는 모습. 작품과 관객이 한 공간에서 맞닿는 프리즈의 현장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2022년, 프리즈는 아시아 최초의 진출지로 서울을 선택했다. 이는 홍콩의 정치적 불안정, 싱가포르의 지리적 한계 등을 고려할 때, 경제적 부와 독자적 문화 가치를 모두 갖춘 한국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최적지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프리즈는 서울을 “훌륭한 작가 및 갤러리·미술관이 많아 아트페어에 완벽한 도시”라고 평하며 그 가능성을 확신했다.
올해 프리즈 서울 2026은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125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전체 참가 갤러리의 70%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아시아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흐름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갤러리로는 아라리오 갤러리, 갤러리바톤,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학고재, 국제갤러리, 리안 갤러리 등이 참여하며, 해외에서는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화이트큐브, 데이비드즈워너, 리만머핀 등 글로벌 메가 갤러리들이 줄줄이 부스를 꾸린다.
프리즈 서울은 다양한 섹션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모이는 메인 섹션을 비롯해, 고대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아우르는 명작들을 선보이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 2012년 이후 설립된 아시아 기반 갤러리 10곳의 신진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 퍼포먼스 기반 예술 프로그램인 프리즈 라이브(Frieze LIVE) , 시간 기반 예술 작품을 상영하는 프리즈 필름(Frieze Film) , 그리고 업계 전문가들의 토크 프로그램인 프리즈 토크(Frieze Talks) 등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이화여자대학교 EMAP와 협력하여 프리즈 필름 서울이 개최되며, 아나 멘디에타(Ana Mendieta), 디네오스샤보파페(DineoSesheeBopape), 조세파 응잠(Josèfa Ntjam) 등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키아프 서울: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관문
천이 흘러내리는 듯한 형태로 제작된 은빛과 검은빛의 조각 작품 두 점. 단단한 소재와 부드러운 실루엣의 대비가 돋보인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키아프 서울은 2002년 한국화랑협회가 만든 국내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한국 작가와 갤러리가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20여 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미술시장과 해외미술시장을 잇는 매개체이자, 기존의 예술과 현대의 예술을 한곳에 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키아프 서울에는 전 세계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프리즈 서울과 합산하면 무려 300여 개의 화랑이 서울에 총집결한다. 키아프 서울은 9월 3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Hall A, B에서 개최되며, 프리즈 서울과 동일한 기간에 걸쳐 펼쳐진다.
키아프 서울 2026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Kiaf HIGHLIGHTS)’ 다. 2023년 첫발을 뗀 이 프로그램은 아트페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선발해 소개함으로써, 아트페어를 예술 담론의 장으로 승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AI 시대에 다시 묻는 인간다움을 주제로, 서로 다른 세대와 시간이 한자리에서 만나게 될 키아프 하이라이트가 기대를 모은다. 키아프는 ‘공존(Coexistence)’을 주제로 인간의 감각과 창의성,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이 던지는 화두를 입체적으로 탐색할 예정이다.
키아프는 본 섹션 ‘갤러리즈(GALLERIES)’ 와 함께 젊은 감각을 만날 수 있는 ‘키아프 플러스(Kiaf PLUS)’ 로 구성된다. 갤러리즈 섹션에서는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묘법’ 연작, 물방울 회화로 존재와 사라짐을 탐구한 김창열의 대표작, 수묵적 감성과 현대적 색채가 교차하는 김택상의 신작 등 한국 현대미술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숯과 나일론으로 환영 같은 공간을 창조하는 박선기, 실을 매개로 기억과 관계를 직조하는 일본 설치작가 시오타치하루, 색과 형태로 몰입을 이끄는 스위스 출신 우고 론디노네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이 이어진다. 키아프 플러스 부문에서는 운영 기간 10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가 신진 작가와 실험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한국의 라흰·띠오·갤러리 휴를 비롯해 파리의 마아트 갤러리, 도쿄의 hide gallery, 타이페이의아르트민 갤러리 등 국내외 19곳이 참여한다.
서울 아트위크: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가느다란 곡선 구조물과 투명한 구형 오브제가 수직으로 이어진 야외 설치 작품. 주변의 잔디와 조명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키아프와 프리즈라는 두 아트페어는 9월 첫째 주, 서울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미술 무대로 변신시킨다. 서울아트위크(SEOUL ART WEEK) 는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며, 도시의 일상을 예술로 채운다. 아트페어 개막을 전후로 서울 곳곳에서는 특별 전시와 아트 이벤트, 갤러리 오픈, 토크 프로그램 등이 쏟아진다.
아트위크 기간 동안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들은 서울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리움미술관에서는 구정아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서도호 개인전이, 뮤지엄 산에서는 이배의 개인전이, 아트선재센터에서는 함양을 주제로 한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천·덕수궁·청주 4개 관을 무료로 개방하여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남동, 청담동, 삼청동, 을지로 등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는 ‘네이버후드 나잇(Neighborhood Night)’ 과 같은 야간 행사가 펼쳐져, 낮에는 아트페어를, 밤에는 갤러리 투어를 즐기는 완벽한 하루를 구성할 수 있다.
더 파인드 서울: 1만 6,000개의 동전이 서울 곳곳에 숨겨진다
서울의 거리 벽면을 채운 동전 이미지와 ‘Your choice’ 문구. 라이언 갠더의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더 파인드 서울’을 알리는 장면이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올해 프리즈 서울의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것은 영국 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Ryan Gander) 의 ‘더 파인드 서울(The Find Seoul)’ 이다. 갠더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 국가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으며, 2017년 현대미술 기여로 대영제국 훈장(OBE)을 수훈한 영국을 대표하는 개념미술가다.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 소속인 그는 일상 속 우연한 발견과 만남을 작업의 핵심으로 삼아왔으며, 관객이 작품의 완성에 참여하는 참여형 예술을 지향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청담나잇 진행 갤러리와 도산공원(강남아트살롱) 등 서울 곳곳에 특별 제작된 한정판 동전 1만 6,000개를 숨겨두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찾아 소장할 수 있는 참여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동전은 갠더가 직접 디자인했으며, 발견자는 이를 소장하거나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다. ‘더 파인드’ 시리즈는 202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스페인 카세레스(2024), 일본 오카야마(2025)에 이어 이번이 세계 네 번째, 한국에서는 첫 번째 개최다.
가장 감각적으로 9월의 서울을 즐기는 법
건축 구조물을 중심으로 붉은색과 초록색, 보라색 실이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작품. 서로 얽힌 선과 색이 역동적인 화면을 만든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그렇다면 이 황금 같은 미술의 계절, 가장 감각적으로 서울을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티켓 플랜을 세워라.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은 단일 티켓 또는 멤버십으로 두 아트페어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VIP 프리뷰(9월 3일 11:00~)부터 일반 관람(9월 3일 15:00 이후, 9월 4~5일)까지 다양한 티켓 옵션이 준비되어 있으니, 자신의 일정과 예산에 맞게 선택하자.
둘째, 아트페어와 도시를 함께 즐겨라. 코엑스에서 하루를 시작해 두 아트페어를 둘러본 뒤, 저녁에는 한남동이나 청담동의 갤러리로 이동해 네이버후드 나잇에 참여해보자. 아트페어에서 발견한 작가의 작업을 갤러리에서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셋째, 전문가의 시선을 빌려라. 프리즈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오늘날 국제 예술계의 주요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니,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들의 통찰을 들으며 예술에 대한 안목을 넓혀보자.
넷째, 기대되는 작가와 작품을 미리 체크하라. 프리즈 서울에서는 서도호, 구정아,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글렌리곤, 이배 등의 작업을 주목할 만하다. 키아프 서울에서는 키아프 하이라이트에 선정된 10인의 작가와 각 갤러리별 하이라이트 작품들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서울,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중심지
목재 구조물 위에 다양한 색과 형태의 오브제를 배치한 설치 작품. 밝은 색감과 유기적인 형태가 전시장 안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 이미지 출처: 프리즈 홈페이지
프리즈 서울의 개최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지형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2022년 첫 프리즈 서울 이후 한국 미술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보였고, 서울은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의 주요 아트 도시로 부상했다. 크리스텔샤데 프리즈 페어 총괄 디렉터는 “프리즈 서울은 한국 미술계의 저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확대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글로벌 아트 캘린더의 핵심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키아프와 프리즈, 두 아트페어의 동시 개최는 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 간의 5년 파트너십의 결과물로, 2026년까지 공동 개최가 확정되어 있다. 두 페어는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서울을 동시대 미술의 가장 뜨거운 지점 중 하나로 만들어가고 있다.
9월의 서울은 그야말로 미술의 향연이다. 코엑스의 전시장부터 한남동의 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의 거대한 전시실까지, 도시 전체가 하나의 캔버스가 되어 예술가와 관객, 컬렉터와 큐레이터가 소통하는 장이 된다. 가장 감각적인 미술의 계절, 당신의 9월이 예술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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