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도 살짝 보고 가실래요?
지금 사서 겨울까지 입는 '패딩 조끼' 7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가을은 잔에서 먼저 옵니다. 얼음이 녹는 잔보다 향이 오래 머무는 잔에 손이 가고, 차가운 맛보다 깊은 맛이 당기기 시작해요. 계절은 언제나 입맛이 먼저 알아챕니다. 이번 가을밤의 동선은 압구정 로데오에서 청담으로 이어져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 셀렉티드에 이름을 올린 재패니즈 프렌치 파인다이닝 그랑디르에서 제철 미식과 와인 페어링으로 저녁을 채우고, 월드 50 베스트 바 2026에서 7위에 오른 칵테일 바 제스트에서 제철 칵테일로 밤을 닫습니다. 두 곳 사이는 걸어서 5분. 그랑디르의 한 접시와 제스트의 한 잔이면 올가을 밤은 충분해요.
로데오에서 청담까지
압구정로데오 골목 안 건물 3층에 자리한 그랑디르의 입구. 작은 간판과 절제된 조명이 바깥의 분주한 거리와는 다른 미식의 시간을 예고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요즘 압구정로데오와 청담의 좋은 곳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아요. 간판은 작고, 입구는 건물 3층이나 골목 안쪽에 숨어 있습니다. 플래그십 스토어와 갤러리 사이로 셰프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과 바가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이 동네를 찾는 이유도 쇼핑에서 파인다이닝과 제철 미식으로 옮겨 왔어요. 로데오의 감도와 청담의 격이 만나는 곳. 이번 가을밤 코스는 그 경계를 따라 걷습니다.
창 없는 재패니즈 프렌치, 그랑디르
사막의 동굴을 연상시키는 곡선 벽과 낮은 조명으로 완성한 그랑디르의 다이닝룸. 창을 없애 외부의 빛과 소음을 차단하고 접시와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그랑디르(Grandir)는 프랑스어로 ‘성장하다’라는 뜻이에요. 프랑스 요리는 늘 발전하고 성장해 왔고, 셰프는 그 흐름을 이름에 담았습니다. 압구정로데오 골목 3층, 문을 열면 사막의 동굴 같은 공간이 펼쳐져요. 창은 없습니다. 창문 없는 일본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설계로, 바깥의 빛과 소음을 걸러내고 문 하나로 전혀 다른 세계를 열어요. 낮게 흐르는 일본 재즈 사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접시와 마주 앉은 사람뿐입니다. 홀 테이블 3개와 프라이빗 룸 2개. 작은 규모가 몰입을 더해요. 생일이나 기념일 저녁, 오롯이 둘에게 집중하고 싶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입니다.
일식을 먼저 익힌 뒤 프렌치 요리의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재패니즈 프렌치를 선보이는 그랑디르의 김성찬 셰프.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프렌치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김성찬 셰프의 언어는 재패니즈 프렌치예요. 프랑스 요리를 배우기 전 일식을 먼저 전공했습니다. 일본 츠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의 미쉐린 원스타에 올랐던 프렌치 레스토랑 콩비비알리테(Convivialité)에서 수셰프로 주방을 지켰어요. 귀국 후 강남구청역 인근 시오(Siio)를 거쳐 압구정에 자신의 이름을 건 그랑디르를 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요리는 어느 한쪽에 머물지 않아요. 클래식 프렌치의 정통성 위에 일식에서 익힌 계절감을 얹고, 이를 다시 한국의 제철 미식으로 풀어냅니다. 일식에서 출발해 프렌치를 거쳐 온 셰프의 이력이 고스란히 한 접시에 담기는 셈이에요. 여러 맛이 겹치는데도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 균형이, 오픈 1년 반이 채 되지 않아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이 그랑디르를 주목한 이유입니다.
제철 미식을 앞세운 파인다이닝답게, 코스는 계절마다 새로 씁니다. 메뉴는 셰프가 정해요. 오마카세처럼 셰프가 이끄는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됩니다. 김성찬 셰프가 꼽은 올가을 제철의 세 접시는 이렇습니다.
올가을 제철을 담은 세 접시
30일 숙성해 깊은 육향을 끌어올린 오리가슴살에 제철 무화과와 라디치오, 적시소를 곁들인 가을 한 접시. 계절의 단맛과 오리의 풍미가 함께 어우러진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30일 숙성한 오리가슴살과 가을 무화과. 날이 선선해질수록 오리는 지방의 풍미가 깊어져요. 30일 숙성으로 육향을 끌어올린 가슴살 곁에 제철 청무화과와 아스파라거스를 채운 라디치오, 적시소, 무화과 브륄레를 더했습니다.
부드럽게 익힌 랍스터에 가을 땅콩과 생와사비 잎, 한련화 잎을 더한 그랑디르의 제철 메뉴. 땅콩호박과 랍스터 내장으로 만든 두 가지 소스가 풍미를 더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랍스터와 땅콩호박, 그리고 와사비. 부드럽게 익힌 랍스터에 강원도에서 키운 생와사비 잎과 한련화 잎, 가을 땅콩을 곁들였어요. 소스는 두 가지. 고소한 땅콩호박 소스와 랍스터 내장으로 낸 진한 소스가 한 접시에서 만납니다.
군밤 향을 품은 밤 튀일 안에 밤 무스와 바닐라 생크림, 생율 절임을 채운 몽블랑. 카시스와 블루베리의 산미, 에스프레소 폼의 쌉싸름함으로 가을 코스를 마무리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에스프레소를 곁들인 가을밤 몽블랑. 군밤 향의 밤 튀일 안에 밤 무스와 바닐라 생크림, 생율 절임을 채우고 카시스와 블루베리로 산미를 더했어요. 마지막에 올린 에스프레소 폼의 쌉싸름한 향이 코스를 닫습니다.
와인, 그랑디르의 두 번째 언어
그랑디르의 가을 코스에 맞춰 강보석 소믈리에가 서비스하는 도멘 드 록타방 이브흐 드 비브흐 2022. 계절에 따라 음식과 함께 와인 리스트 역시 변화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그랑디르에서 와인은 옵션이 아니에요. 코스의 절반입니다. 미쉐린 가이드 역시 좋은 와인을 곁들여야 음식과 소스의 균형이 제대로 드러난다고 평한 바 있죠. 제철 미식에서 재료의 맛은 정점이 짧고 섬세해요. 좋은 페어링은 그 정점을 붙잡아 한 번 더 밀어 올립니다. 산미는 기름진 맛을 정돈하고, 타닌은 고기의 풍미에 겹쳐지고, 섬세한 향은 요리에 없던 깊이를 더해요.
때로는 닮은 맛이 포개지는 ‘조화’로, 때로는 다른 맛이 부딪치는 ‘대비’로. ‘레드는 고기, 화이트는 해산물’이라는 공식도 이제는 절대적인 규칙이 아닙니다. 품종과 바디감, 산도에 따라 같은 접시 앞에서도 답은 매번 달라져요. 접시만으로는 닫히지 않던 맛이 잔을 만나 완성되는 순간. 제철 미식을 다루는 파인다이닝에서 페어링이 주는 킥은 바로 거기에 있어요.
요리의 재료와 조리법, 산미와 질감까지 직접 확인하며 페어링을 구성하는 그랑디르의 강보석 소믈리에. 코스의 변화에 맞춰 와인 리스트도 꾸준히 조율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그랑디르의 와인을 맡고 있는 강보석 소믈리에는 지금도 셰프와 함께 요리를 직접 맛보며 와인을 고른다고 해요. 향이나 풍미가 비슷한지만 보지 않고, 식재료의 특성과 조리 방식, 소스의 농도와 질감, 산미와 여운까지 세심하게 따진다고 합니다.
“여러 와인을 함께 시음하고 비교하며 요리의 개성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와인 리스트 역시 계절성과 현재 코스 메뉴의 변화에 맞춰 약 20~30%의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와인을 소개하면서도 페어링 전체의 균형과 완성도는 지키는 것. 가을 코스에는 가을의 잔이 따로 있는 셈이에요.
셰프의 접시와 소믈리에의 잔. 올가을, 세 번의 합
유자후추와 감자를 곁들인 청어에 바스크 화이트 와인 가인차 차콜리나 2025를 매치한 페어링. 선명한 산미와 섬세한 탄산감이 청어의 기름진 질감을 산뜻하게 정리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청어, 유자후추, 감자 × 가인차 차콜리나 2025 (GaintzaTxakolina 2025). 청어의 진한 감칠맛과 기름진 질감을 산뜻하게 풀어내면서, 바다에서 온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고른 잔이에요. 차콜리 특유의 선명한 산미와 섬세한 탄산감이 입안에 경쾌한 리듬을 더하고, 은은한 염도와 시트러스 풍미는 청어의 감칠맛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서로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해산물의 매력을 더 선명하게 보여 주는 페어링.
땅콩호박과 와사비를 곁들인 랍스터에 도멘 드 록타방 이브흐 드 비브흐 2022를 더한 가을 페어링. 과실 향과 산미, 허브의 뉘앙스가 접시의 여러 풍미를 하나로 연결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땅콩호박, 와사비, 바닷가재 × 도멘 드 록타방, 이브흐 드 비브흐 2022 (Domaine de l'Octavin, Ivre de Vivre 2022). 강보석 소믈리에가 꼽은 올가을 페어링의 하이라이트예요. 잘 익은 과실의 풍성한 향과 생동감 있는 산미가 땅콩호박의 부드러운 단맛, 랍스터의 깊은 감칠맛과 조화를 이룹니다. 은은한 쌉싸름함과 허브 뉘앙스는 와사비 잎과 한련화 잎의 풍미에 맞닿고, 구운 땅콩의 고소한 여운까지 이어지며 요리의 여러 요소를 하나로 묶어요. 서로 다른 풍미가 겹겹이 쌓이며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는 페어링입니다.
숙성 오리와 가을 무화과에 샤를로팽 티시에 마르사네 레 롱주루아 2023을 곁들인 모습. 피노 누아의 붉은 과실과 산미가 오리의 지방감과 무화과의 단맛에 균형을 더한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오리, 무화과 × 샤를로팽 티시에, 마르사네 레 롱주루아 2023 (Charlopin-Tissier, MarsannayLesLongeroies 2023). 오리의 깊은 육향과 무화과의 부드러운 달콤함을 섬세하게 잇기 위해 고른 피노 누아예요. 잘 익은 붉은 과실의 풍미는 무화과의 달콤함과 어우러지고, 섬세한 탄닌과 생기 있는 산미는 오리의 풍부한 지방감에 균형을 더합니다. 여기에 은은한 향신료와 숲을 떠올리게 하는 흙내음이 깊이를 더해, 가을이라는 계절을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 내요. 강렬함보다 섬세한 조화와 긴 여운에 집중한 페어링.
왼쪽부터 마르사네 레 롱주루아 2023, 이브흐 드 비브흐 2022, 가인차 차콜리나 2025. 산뜻한 화이트부터 섬세한 부르고뉴 레드까지 세 잔으로 가을 코스의 흐름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산뜻한 바스크 화이트에서 개성 있는 화이트, 섬세한 부르고뉴 레드까지. 세 잔만으로도그랑디르 페어링의 폭이 드러납니다. 강보석 소믈리에가 페어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요리와 와인이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함께했을 때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내는 것이에요. 계절에 따라 바뀌는 식재료와 코스의 흐름에 맞춰 페어링도 함께 변합니다. “단순히 맛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넘어, 한 잔의 와인이 요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는 경험을 전하고 싶습니다.” 페어링은 런치와 디너 모두 가능하고, 아끼는 한 병이 있다면 콜키지도 열려 있어요.
그랑디르 (Grandir)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 셀렉티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54길 4 3층 (압구정로데오역 6번 출구 도보 1분)
」화–토 12:00 – 22:00 (브레이크 타임 14:30 – 18:00) · 일·월 휴무
」예약 필수
」주차 발렛 가능
」런치 W 90,000 · 디너 W 180,000
」와인 페어링 런치(3잔) W 90,000 · 디너(5잔) W 150,000 · 콜키지 병당 W 70,000 (테이블당 최대 2병)
」껍질까지 한 잔에, 제스트
따뜻한 조명 속 ‘ZEST’ 로고가 은은하게 빛나는 청담 제스트의 입구. 그랑디르에서 골목을 따라 약 5분이면 도착해 식사 후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로 이어가기 좋다. / 이미지 출처: 제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접시 위의 계절을 와인이 받쳤다면, 제스트는 계절을 아예 잔에 담습니다. 긴 코스의 여운이 남은 입에는 묵직한 한 잔보다 산뜻한 한 잔이 어울려요. 그랑디르에서 골목을 따라 5분, 다음 목적지는 제스트입니다. 이달 초 밀라노에서 발표된 월드 50 베스트 바 2026에서 제스트는 7위에 올랐어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한국 바입니다. 앞서 7월 아시아 50 베스트 바 2026에서는 3년 연속 2위를 지켰고, ‘한국 최고의 바’ 타이틀은 4년째예요.
하우스 진과 수상 트로피가 놓인 제스트의 백바와 월드 50 베스트 바 2026에서 7위에 오른 제스트 팀. 로컬 재료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서울의 바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neovivi_universe, 제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하우스 진과 수상 트로피가 놓인 제스트의 백바와 월드 50 베스트 바 2026에서 7위에 오른 제스트 팀. 로컬 재료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서울의 바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neovivi_universe, 제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제스트의 키워드는 제로 웨이스트. 소다와 스피릿을 직접 만들고, 칵테일에 쓰고 남은 껍질과 과육까지 다시 써요. 올해 리스트의 흐름도 같았습니다. 바텐더의 기술보다 로컬 재료와 정체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 제스트가 해 오던 방식이 곧 기준이 된 셈이에요.
가을을 마시는 법
제철 과일과 허브를 활용한 가을 Z&T와 제스트의 다양한 칵테일. 직접 증류한 하우스 진과 내추럴 토닉, 버려질 뻔한 과일까지 활용해 한 잔에 계절을 담는다. / 이미지 출처: 제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neovivi_universe
제철 과일과 허브를 활용한 가을 Z&T와 제스트의 다양한 칵테일. 직접 증류한 하우스 진과 내추럴 토닉, 버려질 뻔한 과일까지 활용해 한 잔에 계절을 담는다. / 이미지 출처: 제스트 공식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neovivi_universe
첫 잔은 Z&T로 시작합니다. 제스트의 이름을 알린 시그니처 진토닉이에요. 겉보기엔 평범한 진토닉이지만, 잔에 담긴 거의 모든 것을 이 바에서 직접 만듭니다. 진은 남양주 농가의 허브로 증류한 하우스 진이고, 그 허브는 바텐더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 수확해 와요. 토닉워터도 캔 대신 직접 만든 내추럴 토닉을 쓰고, 과일은 껍질까지 버리지 않습니다. 잔 모양에 꼭 맞게 깎아 낸 얼음은 마지막 모금까지 맛의 결을 흐트러뜨리지 않아요.
Z&T의 진짜 재미는 계절에 있습니다. 진에 담기는 과일과 허브가 계절마다 바뀌어, 봄엔 한라봉과 오미자, 여름엔 참외와 레몬버베나, 겨울엔 딸기와 세이지, 통카빈이 잔을 채워요. 가을엔 가을의 제철 과일이 그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제스트는 계약 농가에서 과일을 직접 골라 오는데, 모양이 못나 버려질 뻔한 과일까지 진으로 되살려요. 제철 과일의 달콤하고 상큼한 향이 직접 탄산을 넣은 토닉과 만나, 선선한 가을밤에 꼭 맞는 첫 잔이 됩니다. 아쉬운 건 짧아진 가을만큼 이 잔의 계절도 짧다는 것. 넉 달은 이어 가고 싶었던 가을 진이 요즘은 두 달 남짓이면 자리를 내준다고 해요. 같은 이름의 잔을 계절마다 다시 주문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제스트 (ZEST)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5길 26 하늘빌딩 1층 (그랑디르에서 도보 약 5분)
」월–금 18:30 – 02:00 · 토·일 15:00 – 02:00
」주차 발렛 가능
」칵테일 W 20,000 – W 30,000대 (시그니처 칵테일 약 W 26,000)
」
가을밤 압구정-청담 미식 코스
PM 7:00 그랑디르 - 접시와 잔의 시간
」
오후 7시 그랑디르에서 제철 코스와 와인 페어링을 즐긴 뒤 도보 약 5분을 걸어 오후 10시 제스트에서 칵테일로 마무리하는 가을밤 동선. / 이미지 출처: 원고 제공 인포그래픽
창 없는 동굴에 들어서면 바깥의 시간은 멈춥니다. 메뉴는 셰프에게, 잔은 소믈리에에게 맡기면 돼요. 숙성 오리에서 랍스터, 밤 몽블랑으로 이어지는 가을의 흐름. 이 코스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고르지 않는 거예요. 다만 랍스터 곁의 록타방 한 잔만은 기억해 두세요.
PM 10:00 제스트 - 계절을 마시는 밤
」와인의 여운을 안고 로데오 골목을 5분쯤 걸으면 제스트예요. 첫 잔은 제철 과일의 Z&T로 입안을 깨우고, 두 번째 잔은 위스키의 존재감이 또렷한 글레이즈드 맨해튼으로 밤을 닫습니다. 불은 새벽까지 켜져 있어요.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글을 마치며
여름엔 더위를 잊으려 마셨다면, 가을엔 계절을 알아채려고 마십니다. 창 없는 방에서 만난 제철 미식의 한 접시, 그 곁을 지킨 와인, 껍질까지 품은 칵테일 한 잔. 좋은 한 잔은 혼자 소유할 때보다 취향을 나누는 사람과 마실 때 비로소 그 계절의 기억으로 남아요. 올가을 가장 멀리 떠나는 방법은 압구정로데오의 골목 몇 블록을 천천히 걷는 거예요.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삭제하시겠습니까?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앤톤, #키드밀리, #오카시, #프리드리히, #쿠나스, #장미셸, #오토니엘, #bts, #진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댓글쓰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