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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하여
해외 출장을 다닐 때마다 챙기는 리스트가 하나 있다. The World's 50 Best Bars와 Asia's 50 Best Bars. 도시마다 한 곳씩, 시간이 되면 두 곳씩 리스트에 있는 바를 찾아다니는 바 호핑(Bar Hopping)을 하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됐다.
그 중에서도 호텔 바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호텔 브랜드의 얼굴이기도 한 만큼 공간과 서비스의 기준이 다르고, 투숙객이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허락된 침입'의 묘한 설렘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방금 전까지 걷던 거리와는 완전히 다른 대기권이 펼쳐진다. 조명이 바뀌고, 온도가 바뀌고,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The World's 50 Best Bars와 Asia's 50 Best Bars를 손에 들고 도시마다 도장을 찍어온 사람으로서 한국의 도심을 빛내는 호텔 바를 소개하려 한다.
1. 포시즌스 호텔 서울 - 찰스 H.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국적인 느낌의 찰스 H / 이미지 출처: 포시즌스호텔 공식 홈페이지
입구부터 다르다. 대리석 벽처럼 보이는 곳을 밀면 문이 열린다. 손잡이가 없다. 그 작은 당혹감이 이미 연출의 일부다. Asia's Best Bars 2025에서 96위에 오른 곳이다. 어두운 조명, 재즈, 벨벳 소파. 분명히 서울인데 어디인지 잘 모르겠는 느낌.
처음 갔을 때, 어떤 칵테일을 주문해야할 지 몰라 익숙한 토닉 베이스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바텐더가 칵테일을 내오기 전, 내가 좋아하는 향이 무엇인지 물었다. 잠깐 생각하다 답을 하자, 잔 주변에 그 향을 살짝 뿌려주었다.
향이 입보다 먼저 닿는 칵테일이었다. 그 순간 이 바가 왜 아시아에서 손꼽히는지를 이해했다. 칵테일을 만드는 게 아니라 경험을 만들고 있었다.
2. 레스케이프 호텔 - 마크 다모르 서울 중구 명동 / 찰스 H.에서 도보 25분 또는 택시 10분
마크 다모르의 바 테이블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찰스 H.를 나오면 밤공기가 기다린다. 광화문에서 명동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걷기엔 적당한 거리고, 택시를 잡아도 금방이다. 어느 쪽이든, 그 이동이 이미 여행의 일부다. 바 호핑(Bar Hopping)을 원한다면 바로 다음 행선지는 마크 다모르다.
마크 다모르는 프랑스어로 '사랑의 징표'라는 뜻이다. 이름부터 이미 데이트 코스임을 말해준다.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의 26층에 위치해 있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마크 다모르의 시그니처 키스 더 버블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시그니처 칵테일 '키스 더 버블(Kiss the Bubble)'은 이 바를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기억하는 메뉴다. 대부분의 테이블에 놓여있는 칵테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어떤 칵테일을 주문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다들 마시고 있는 칵테일을 따라 시켜봤다. 칵테일 잔 위에 커다란 버블을 만들어주는데, 터지기 전에 한 번, 터지고 나서 한 번, 두 번 즐기게 된다. 눈도 즐겁고 맛도 좋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만한 영상이 나오는 건 덤이다.
3.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 1914 라운지 & 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914 라운지&바의 라이브 공연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이번엔 강남으로 넘어가서 바 호핑을 이어나가본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9m 층고의 금빛 공간이 펼쳐진다.
테헤란로와 남산타워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티뷰, 그 앞에 놓인 소파. 금토일 저녁 7시 30분부터는 중앙 스테이지에서 라이브 공연이 시작된다. 무대와 적당한 거리의 자리를 잡으면 음악을 깔아두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올리브 위에 놓인 1914의 흔적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바 이름 1914는 조선호텔이 처음 문을 연 해다. 강남 한복판 야경 위에서 마시는 칵테일에, 100년이 넘는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
4. 웨스틴 조선 부산 - 파노라마 라운지 & 바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 조선 부산 파노라마 라운지&바 뒤로 펼쳐지는 해운대 바다의 풍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서울 세 곳을 돌았다면, 이건 부산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로비에서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웨스틴 조선 부산에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해운대해수욕장이 통창으로 펼쳐진다.
앉아서 칵테일을 들고 바다를 바라보는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낮에는 여유롭고, 해가 지고 나면 야경과 BGM이 어우러지며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다. 같은 자리인데도 시간대에 따라 두 번 앉게 되는 곳이다.
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팁
」찰스 H.는 커버차지가 있지만 기분 좋은 웰컴 샴페인과 핑거푸드가 포함된다. 주문이 막막하면 바텐더에게 취향을 말해볼 것. 마크 다모르는 19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며 캐치테이블 예약을 권한다.
조선 팰리스 1914의 소파 자리, 라이브 공연도 잘 보이고 야경도 잘 보이는 자리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조선 팰리스 1914는 주말 저녁 라이브 공연이 목적이라면 스테이지에서 너무 가깝지 않은 소파 자리를 추천한다. 웨스틴 조선 부산은 체크인 당일 저녁을 로비 바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 호핑의 묘미
바 호핑의 묘미는 목적지보다 이동에 있다. 한 곳에서 나와 다음 곳으로 향하는 그 사이, 밤공기를 가르며 걷거나 택시 창밖을 바라보는 그 짧은 시간에도 이미 당신은 여행 중이다.
오늘 소개한 네 곳이 그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 공항도, 여권도, 긴 휴가도 필요 없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오늘 밤, 도심 속 첫 번째 행성으로 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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